[한스경제=김근현 기자]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두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이 8분 만에 끝나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신기술 '핫 스테이징'에 성공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페이스X의 무인 우주선 ‘스타십’이 2단 로켓이 분리되는 등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으나 이륙 8분 만에 폭발해 실패로 끝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의 언론들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이날 오전 7시 3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 치카 해변의 우주 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이는 2번째 발사였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수직으로 솟아오른 스타십은 발사 3분 뒤 전체 2단 로켓의 아랫부분인 '슈퍼 헤비' 로켓이 분리되고 55마일(90km) 상공으로 치솟으며 우주 궤도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륙 8분 후 통신이 두절되며 스타십은 스스로 폭발했다. 스페이스X가 스타십 자폭 기능을 실행했기 때문이다. 이는 스타십이 경로를 벗어나 목적지가 아닌 곳으로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기능이다.
스타십은 당초 150마일(240km) 상공 지구 궤도에 진입한 뒤 발사 약 1시간 반 만에 하와이 인근 태평양에 낙하할 예정이었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의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으나 신기술 ‘핫 스테이징’을 활용한 단 분리에 성공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핫 스테이징은 1단과 2단을 분리하기 전 2단의 엔진을 점화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한 발사체 분리는 이번 시험 비행의 핵심 목표 중 하나였다.
케이트 타이스 스페이스X 품질공학 매니저는 “계획보다 빠르게 슈퍼 헤비 부스터와 우주선이 분리되긴 했지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 수석 통합 엔지니어인 존 인스프러커는 역시 이날 시험비행을 생중계하며 발사체 분리 성공을 가리켜 “아름답다”고 자평했다.
빌 넬슨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이날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우주비행은 ‘할 수 있다’는 자세와 굉장한 혁신을 요구하는 어려운 모험”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오늘 시험 비행은 배움의 기회였다”며 “그들은 다시 날 수 있다”고 격려했다. 또 “NASA와 스페이스X는 인간을 달, 화성, 그 너머로 데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는 현장 관제사들 뒤에서 스타십의 발사 장면을 직접 지켜봤다. 그는 발사 후 자신의 X 계정에 “스페이스X 팀, 축하합니다”라고 적었다.
이번 시험 발사는 지난 4월 20일 첫 발사 실패 이후 두 번째 시도다. 이번 발사는 첫 시도보다 두 배가량 비행했고, 로켓도 분리돼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첫 시도에서는 스타십이 이륙 후 로켓과 분리되지 못하고 약 4분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었다.
스페이스X는 미국 연방항공청(FAA) 감독 아래 이번 시험 발사 실패의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한편,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에 사람과 화물을 보낸다는 목표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해온 우주선이다. 길이 50m, 직경 9m로 우주선 내부에 150t까지 적재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 우주선을 싣고 발사되는 역대 최대 로켓 슈퍼헤비(길이 69m)와 합체하면 발사체의 총길이는 120m에 달한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