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는 요란하게 올 스토브리그를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계약 기간을 2년이나 남겨둔 김원형(51) 전 감독에게 마무리 캠프 출발 직전에 경질을 통보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달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NC 다이노스에 3연패로 무너진 게 경질 배경으로 보였다. 하지만 SSG 구단은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정용진 구단주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고 주장한다.
이후 SSG는 발 빠르게 여러 감독 후보와 접촉했다. 박찬호(50), 추신수(41) 등 파격적인 인물이 SSG 지휘봉을 잡을 것이란 풍문이 돌았다. SSG는 둘의 감독 내정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는 SSG 차기 감독이 이호준(47) LG 트윈스 타격코치라는 소문이 야구계에 파다하게 퍼졌다. 이호준 코치가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한바탕 곤욕을 치른 SSG는 “이호준 코치가 차기 감독으로 내정됐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SSG의 차기 감독은 여전히 뜨거운 이슈다. SSG 구단은 최종 후보를 3명으로 압축했다. 이 중 2명과는 한국시리즈 기간에 면접을 마쳤다. 나머지 한 명은 이호준 코치로 조만간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염경엽(55) LG 감독은 통합 우승을 달성한 뒤 “이호준 코치에게 잘 판단하라고 했다. 도전한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도와주겠다고 했다. 면접 팁도 알려줬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감독 선임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김성용(53) SSG 단장은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15일 오후 귀국했다. SSG의 감독 선임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9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리고, 22일에는 2차 드래프트가 열릴 예정이어서 감독 선임이 늦어지면 좋을 게 없다. SSG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젊은 선수들을 잘 키워낼 수 있고, 최신 야구 트렌드에 밝으며 프런트와 협업 및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지도자를 모시려 한다”며 “3명 모두 면접을 마치면 우리 구단이 정한 기준에 따라 감독을 결정할 것이다. 이후 모기업에 보고하는 절차도 밟아야 한다. 면접에 응해준 지도자들에게 설명할 시간도 필요하다. 최대한 빨리 끝내고 싶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SSG는 새 감독 선임 작업과 함께 새판짜기를 진행하고 있다. 15일 투수 조강희(22), 길지석(22), 강매성(20)과 내야수 전진우(27), 이거연(26), 외야수 김규남(28)을 방출하며 선수단 정리를 시작했다. 또 2차 드래프트 35인 보호 명단에 주전급 베테랑 2명을 제외하며 강력한 세대교체 의지를 보였다. SSG 관계자는 “2명 다 좋은 선수지만, 두 선수가 타팀으로 이적해도 우리 팀 젊은 선수들이 충분히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유망주 육성을 책임질 2군 코칭스태프 구성도 마무리했다. 지난 2일 손시헌(43) 전 NC 코치를 2군 감독으로 선임했고, 15일엔 김이슬(39) 불펜 코치, 양지훈(38) 잔류군 투수코치, 구본학, 신동훈(29) 스트렝스 코치를 영입했다. SSG는 “이번 개편의 핵심은 스포츠사이언스를 근간으로 하는 구단의 육성 방향성을 실행할 코치의 영입과 스트렝스 파트의 신설”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외국인 선수 구성 계획도 잡았다.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32)와는 재계약을 추진한다. 에레디아는 올해 정규시즌 122경기에서 타율 0.323 12홈런 76타점 출루율 0.385 장타율 0.461을 기록했다.
투수 커크 맥카티(28)와 로에니스 엘리아스(35)는 교체가 유력하다. 맥카티는 올해 24경기에서 9승 5패, 평균자책점 3.39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으나 1선발급 투수는 아니었다. 엘리아스 역시 기량은 괜찮지만, 내년이면 36세가 돼 노쇠화가 우려된다. SSG 관계자는 “두 선수 다 올 시즌 잘해줬지만 아쉬운 점들이 있다. 강력한 에이스급 투수를 찾고 있다. 외국인 선수 시장 상황이 작년보다는 낫다고 하더라. 우리가 원하는 선수들이 있어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