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유통업계가 주요 경영진 교체 카드를 빼 들었다. 변수가 많은 온라인 유통 상황을 대비해 미래 경쟁력을 도모하기 위한 인사라는 평가다.
지난 2일 현대백화점그룹은 대내외적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해 지난해에 비해 축소한 인사를 진행한 가운데, 사장 1명, 부사장 1명을 포함해 승진 17명, 전보 23명 등 총 40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핵심인 백화점의 대표 이사를 교체하고,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홈쇼핑의 대표를 바꾼 것이다. 현대백화점의 새 수장으로는 정지영 대표이사 사장이 내정됐다. 내정자는 1991년부터 현대백화점에서만 근무한 백화점업 전문가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현대홈쇼핑도 수장을 교체했다. 새로 현대홈쇼핑을 이끌게 된 한광영 대표이사 부사장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1991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현대홈쇼핑 H몰 사업부장, 생활사업부장을 거쳐 2021년부터 영업본부장을 지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정기 임원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안정 기조 속 미래 성장을 위한 변화 추구”라며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을 감안해 조직을 확장하기 보다는 안정 기조를 바탕으로 내실을 꾀하는 동시에, 변화와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준비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신세계그룹 역시 25개 계열사 중 9개 기업의 대표진을 교체하면서 대대적인 혁신 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는 통상 10월에 진행하던 정기 인사를 올해 9월로 앞당기면서 대표이사의 40%를 교체하는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백화점과 이마트 대표를 모두 교체하며 '혁신 인사' 의지를 보였다. 이마트 새 수장으로는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드 대표가 임명됐고 신세계의 경우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가 신세계 대표이사를 겸직한다. 확실한 변화와 쇄신을 위해 성과총력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신세계의 지난 2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액 1조5759억원, 영업이익 149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0%, 영업이익은 20.2% 감소했다.
'정용진의 남자'로 불리던 강희석 전 이마트 겸 SSG닷컴 대표가 경질됐고 대신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였던 한채양 대표가 할인점(이마트)·슈퍼(에브리데이)·편의점(이마트24) 3사의 수장이 됐다. 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 역시 정 총괄사장이 발탁한 손영식 대표가 물러나고, 신세계센트럴시티 수장인 박주형 대표가 겸직하게 됐다.
한편 다음 달 초로 예상되는 롯데그룹 역시 유통군의 수장 교체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그룹 역시 경영 위기감이 지속됨에 따라 인적 쇄신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롯데는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대표 겸 부회장,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최홍훈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대표, 나영호 롯데온 대표 등이 내년 3월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다.
또한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실제로 유통 부문에 데뷔할지 여부도 큰 관심사 중 하나다. 현재 롯데그룹은 3세 경영 승계 작업에 한창이다. 신 상무는 최근 신 회장과 함께 국내외 주요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길어지는 경기 침체로 전체 유통가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며 “유통업계는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대비해 분위기 쇄신을 택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