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디지털 뱅크 확대 총력
훈마넷 새 정부 출범…금융상품 다양화·디지털 전환 요구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은행권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바다 건너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이에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캄보디아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은행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에 시중 주요 은행들은 캄보디아 현지 금융사를 인수, 상업은행으로 전환하며 네트워크를 확대하는가 하면, 디지털 전환을 통해 현지 고객을 빠르게 흡수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8월 캄보디아 상무부로부터 통합 상업은행 ‘KB프라삭은행(KB PRASAC BANK PLC.)’ 출범에 대한 최종승인을 받았다.
KB국민은행은 2009년 ‘KB캄보디아은행’을 설립, 캄보디아에 진출한 이후 2020년 4월 소액대출 전문 금융기관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지분을 70% 인수하고, 2021년 10월 잔여 지분을 인수하며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지난해 말 기준, 상업은행을 포함한 캄보디아 전체 금융기관 중 이익규모 2위, 자산규모 4위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이번 라이선스 격상 및 통합 최종 승인을 통해 기존 소매금융만 가능했던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인프라를 기업금융 등,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확대해 영업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캄보디아에서 모바일 금융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비대면 상품으로 디지털 금융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지 금융권 최초 디지털뱅킹 플랫폼인 ‘리브(Liiv) KB캄보디아'과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KB스마트론’을 출시했다. 특히 KB스마트론은 현지 은행에서 통상 1~2주 소요됐던 대출 심사기간을 5~10분 이내에 완료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해, 출시 1년 만에 대출 잔액 1000만불을 돌파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전국 180여 개의 영업 네트워크와 5000명이 넘는 대출 세일즈 인력을 활용한 영업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다”며, “저원가성 예금 확보, QR 결제 시장 시장 공략, SME 대출 확대 등 마켓 캐치업(Market Catch-up) 전략을 통해 선두 은행과 격차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KB의 선진 디지털 역량을 내재화해 캄보디아 금융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현지 법인의 상업은행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4년 현지 여신전문회사인 ‘말리스’ 인수를 시작으로 2018년에는 현지 저축은행인 ‘비전펀드캄보디아’를 추가로 인수한 후, ‘WB파이낸스’로 사명을 변경하며 사업영역을 넓혔다. 2020년에는 두 회사를 합병해 리테일 영업을 확대하며 입지를 다졌다.
그리고 지난 2021년에는 캄보디아 중앙은행으로부터 캄보디아 현지법인(WB파이낸스)의 상업은행 본인가를 획득해 기존 리테일 여수신뿐만 아니라, 기업금융·외환·카드 등, 은행업 전반의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해에는 우리페이(KHQR)를 출시해 결제시스템(Payment)를 도입했으며 모바일 뱅킹 기능개선 및 기업고객 대상 인터넷 뱅킹을 구축해 비대면 채널을 강화했다. 또한 핵심거점지역 고소득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리미엄 전략 점포를 확대하고 ATM 120대 설치하는 등, 영업범위를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이에 캄보디아 진출 이후 최대 실적(영업수익 1억 2500만달러·당기순이익 4600만달러)을 달성했다. 내년에는 캄보디아에 1억달러 규모의 증자도 계획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주변국에 비해 정치적으로 안정됐으며 15~59세 경제활동인구가 60% 이상인 젊고 역동적인 매력적인 시장이다”며 “향후 '캄보디아 톱(Top)5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할 것이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캄보디아에서 디지털 금융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1년부터 신한캄보디아은행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바일 뱅킹인 쏠(SOL)의 사용자 환경 및 경험(UXㆍUI)을 개선하고, 로그인 방식을 다양화하는 등, 고객 편의성 향상을 위한 고도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모바일앱 SOL 2.0을 출시하고 비대면 실명확인 및 계좌 신규가 가능한 ‘e-KYC’ 프로세스를 신설해 모바일에서 간편하게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QR코드를 활용해 각종 결제를 할 수 있는 ‘Bakong Pay’를 도입했으며 ATM에서 SOL 2.0을 통해 현금을 출금할 수 있는 모바일 출금 기능도 선보였다.
더불어 차랑 호출 업체인 타다(TADA)앱 전자지갑 충전이체 프로세스, 디지털 광고판을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신한캄보디아은행은 지난 6월에는 산업관련 전문지인 ‘Global Business Outlook’이 주관하는 ‘GBO AWARDS 2022’에서 ‘가장 혁신적인 디지털 은행’으로 선정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 현지 고객 중심의 차별화 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은행업무의 디지털 전환 노력이 이번 수상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캄보디아 현지의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 업체와 적극적인 제휴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혁신 사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캄보디아는 지난 20년간 연간 7% 내외의 탄탄한 경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효과적인 관리와 빠른 경제활동 재개를 통해 2021년 3%, 2022년에는 5% 내외의 경제성장 이룩했다.
올해는 다양한 대외 리스크에도 불구 무역·관광·외국인 직접투자 등의 회복세를 바탕으로 6% 내외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훈센 총리의 장남인 훈마넷이 새로운 총리로 선임되면서 은행업은 양적·질적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훈마넷 신임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 새 정부는 2028년까지 '오각 전략((Pentagon Strategy)'을 추진하겠자고 발표했다. 이는 경제 성장, 고용 창출, 형평성, 효율성, 지속가능성 등 다섯 가지 전략 축을 의미하며 금융업에는 제도적·인적 역량 강화, 금융상품 다양화, 디지털 전환을 요구해 나갈 계획이다.
김가현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훈마넷 정부는 금융업의 회복탄력성·포용성·다각화·현대화를 강화하기 위해 정책적으로는 법적 체계와 정책 조정기구, 금융기술 인프라를 계속해서 개발하고 관리 및 감독 체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금융시장과 금융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국제적인 금융 협력도 증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