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익 비중 2040년 40% 목표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리딩금융'으로의 입지를 다진 KB금융그룹이 10년 만에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다. 이는 그동안 KB금융그룹을 이끌어 온 윤종규 회장이 그룹의 미래와 변화를 위해 명퇴를 결정했기 때문이며, 이어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이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11월, KB금융 회장에 취임해 두 차례 연임을 통해 9년간 KB금융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그는 취임 이후 경영 실적은 물론, M&A를 통해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했으며, 금융권 최대 화두인 디지털 전환은 물론, ESG와 글로벌 경영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었다. 이에 <한스경제>는 KB금융의 황금기를 이끈 윤 회장의 경영 성과를 되짚어보았다. <편집자 주>
KB금융그룹이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과 가치창출 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가 보유한 자산과 역량, 그리고 디지털 기술 발달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시장진입 가능성,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수요 증가 등을 고려해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축적하는가 하면 이에 기반한 글로벌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KB금융은 고(高)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시아 시장과 투자의 안정성이 높고, 국내 고객의 해외 투자 선호도가 높은 미국 등의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투 트랙 전략을 펼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먼저 동남아시아에선 경제성장 속도가 빠르고 우리나라 기업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 그리고 금융산업 개방은 초기지만 외자계로서 시장 선점이 가능한 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 등의 메콩 3국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KB금융은 계열사 별로 지속적인 M&A와 기존 네트워크의 적극적인 오가닉(Organic)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 뱅킹, 오토 파이낸스(Auto Finance), 소액금융(MFI), 증권업 등에 신규 진출해 동남아 시장의 이해도와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그룹 차원의 세컨드 마더 마켓(2nd Mother Market) 전략에 따라, KB금융그룹의 다수의 계열사(은행·손보·증권·카드·캐피탈 등)가 진출해 계열사간의 협업을 통해 공략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1997년, KB금융그룹 계열사 중 가장 먼저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본점 및 자카르타와 수라바야에 두 개 지점을 운영 중이며, 재물보험· 자동차보험·기술보험·적하보험 등을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21년 대비 약 25% 성장한 26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부코핀 은행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고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으로부터 신주인수 적격기관 승인을 받아, 22%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67%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최대 주주 지위 취득 및 경영권을 확보했다.
KB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 인수 후, 소호(SOHO)·중소상공인(SME)·리테일·디지털뱅킹· IT 등에 대한 체계적인 리스크관리 노하우와 선진화된 디지털 역량 등을 접목해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올해 상반기에는 84억 29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사상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KB증권도 인도네시아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KB증권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2022년 초 KB증권에 인수돼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 점유율은 2022년 1월(인수 전) 1.19%에서 2022년 12월 말에는 1.50%, 2023년 3월 말에는 2.09%로 비약적으로 성장했으며 월 총영업이익은 2022년 1월(인수 전) 약 6억 5000만원에서 2022년 12월에는 17억 2000만원으로 급증했다.
캄보디아에서는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가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20년, 'PRASAC Microfinance Institution PLC.'의 지분을 70%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시켰으며 이듬해에는 기존 주주의 30% 지분을 인수해 연결실체의 지분율이 100%로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은 장기적으로 프라삭을 상업은행으로 전환, KB국민은행의 우수한 리테일 역량을 이전시켜 캄보디아 내 선도은행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캄보디아 법인 모바일 신용대출 스마트론 출시를 통해 현지 입지를 다지고 있다. 스마트론은 금융인 등, 고신용자 위주의 무보증 직장인 대출로 실시간 대출 한도 및 금리 확인이 가능한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이다. 이에 현지 은행에서 통상 1~2주가 소요됐던 대출 심사기간을 5~10분 이내에 완료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구축했으며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KB국민카드의 첫 해외 자회사인 캄보디아 ‘KB대한 특수은행’은 2018년 9월 공식 출범한 이후 10개월 만에 조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KB대한 특수은행은 ‘코로나19’ 상황을 기회 삼아 자동차 대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2021년 말에는 자산 기준 캄보디아 특수은행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12월에는 캄보디아 리스사 ‘아이파이낸스리싱(i-Finance Leasing Plc)'을 인수, 할부금융 시장에 이어 리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베트남에서는 KB증권이 선전하고 있다. KB증권 베트남현지법인(KBSV)은 2017년 말 KB증권에 인수돼 약 6년 동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2022년 4월 베트남 리포트가 선정한 ‘2021년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에 현지 증권사로서는 유일하게 '톱 10'에 선정됐다.
KBSV의 총 자산은 2017년 말 330억원에서 2022년 말에는 5388억으로 약 16배나 증가했으며, 총영업이익은 49억원에서 395억원으로 8배 이상 늘었다.
주요 사업은 주식 브로커리지와 IB 채권 발행 주선 및 중개이며, 베트남 현지 최고의 디지털 증권사를 목표로 고객에게 다양한 디지털 경험 제공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 등의 선진국 시장에서는 '그룹 포트폴리오 상 안정적 성장 동력 확보'와 '자산관리(WM)·기업투자금융(CIB)·자산운용시장의 글로벌 역량 획득' 차원에서 진출 및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홍콩과 뉴욕 지점을 중심으로 IB 영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2018년 5월에는 런던법인을 지점으로 바꿔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지점 전환을 통해 KB국민은행은 본점 신용등급을 활용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게 됐으며, 동일인 여신한도 확대를 통한 차관단대출 증대 등의 CIB 영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런던 지점을 홍콩·뉴욕지점과 함께 CIB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2022년 1월에는 선진국 시장 확대를 위해 싱가포르지점을 개설했다. 싱가포르지점은 아시아태평양(APAC) 권역의 조달경쟁력 강화, 유동성 지원을 위한 자금조달 허브로서의 역할과 글로벌 투자금융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향후 싱가포르지점은 IB·자본시장·심사 기능이 집중된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 KB국민은행의 선진국 지위를 강화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폴란드 페카오 은행(Bank Pekao)과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페카오 은행과의 협약을 통해 △기업여신 등 협업 가능한 분야에서 상호 간의 고객 소개 및 추천 △폴란드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 및 현지 협력기업 지원 △보증서나 신용장 등, 무역금융 분야의 다양한 금융상품 지원을 위해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더불어 페카오 은행의 현지시장에 대한 노하우와 KB국민은행의 한국계 기업 지원 역량을 결합해 폴란드 및 중동부유럽 지역의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KB금융의 해외네트워크수는 2017년 39개에서 지난해에는 총 14개국 697개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해외 총자산은 2018년 76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339억 달러로, 약 4.5배나 성장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예측하기 힘든 경제상황의 지속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경영환경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KB금융그룹은 은행, 증권, 카드 등 주력 계열사들의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미래 수익기반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리딩금융그룹이 되기 위해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이익 비중을 2030년까지 30%, 2040년까지는 40%로 확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