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정우 회장
포스코 최정우 회장

[한스경제 송진현] 올해들어 철강과 함깨 2차전지 소재기업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에 누가 선임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 최정우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다.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진은 오는 11월부터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개시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 안팎에선 최정우 회장의 연임을 예상하고 있다. 그가 철강 중심의 그룹을 2차전지 소재회사로 탈바꿈시키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7월 전임 권오준 회장의 사퇴로 회장직에 오른 최 회장은 한차례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최근 기업분석연구소는 최정우 회장과 관련해 의미있는 자료를 내놓았다. 이 연구소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263개 상장기업의 CEO 396명을 대상으로 취임일부터 9월1일까지 재임기간 중 해당기업의 시가총액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시가총액을 가장 많이 올린 CEO는 최정우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의 취임 당시 포스코의 시가총액은 27조4638억원이었다. 그런데 지난 2022년 3월 물적분할을 거쳐 지주회사로 탄생한 포스코홀딩스의 9월1일 시가총액은 47조3599억원으로 불어났다. 기업 분할 당시 포스코홀딩스의 시가총액 25조226억원에서 무려 22조3372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최 회장은 회장 취임 후 미래 먹거리로 2차전지 사업을 점찍고 아르헨티나 리튬광산을 확보하는 등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해 발군의 성과를 냈다. 2차전지 사업의 계속적인 육성을 위해서도 최정우 회장의 연임이 포스코그룹에 절대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문제는 윤석열 정권이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상장회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주주가 분산된 소유분산 기업으로 이른 바 ‘주인 없는 회사’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포스코 회장은 중도 사퇴하곤 했다. 박태준 초대 회장의 뒤를 이은 황경로, 정명식 회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이어 김만제 회장과 유상부 회장, 이구택 회장, 권오준 회장도 정권이 바뀐 뒤 중도 사퇴했다.

포스코와 비슷하게 주인 없는 회사인 KT도 회장 선임에 정부 개입이 빈번히 이뤄진 바 있다. 올해 초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도 정권의 외압 논란이 불거지면서 구현모 전 회장이 회장후보에서 갑자기 사퇴했다. 이어 차기 CEO로 추천되었던 윤경림 사장도 물러났다. 외부적으로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가 있었지만 배후에는 윤석열 정권이 있다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 윤대통령 선거캠프에 몸담았던 전직 장관이 유력하다는 설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KT 고위층을 상대로 한 검찰 수사도 이어졌다.

이런 사태가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선임절차에서 반복되어서는 곤란하다. 포스코홀딩스의 최대 주주 역시 국민연금공단으로 7.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정우 회장의 경영성과만을 잣대로 그의 연임여부가 결정되어야 포스코그룹의 안정적인 성장이 담보될 수 있다. 최근 영국 주간이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미국 S&P 500대 기업의 CEO 중 101명이 10년 이상 재임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부분 샐러리맨 출신들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회사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CEO를 이사회가 계속 중용한다는 의미다.

행여 낙하산 인사가 포스코그룹 차기 CEO로 투입된다면 오히려 포스코그룹은 뒷걸음질칠 수 있다. 그동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공기업에 만연한 낙하산 인사 병폐를 감안하면 그렇다.

윤석열 정권이 포스코 차기 회장 선거에 절대 개입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스경제 발행인>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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