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檢 “2회 연속 불출석 유감…단식으로 피의자 조사 지장 초래”
민주, 11~15일 조사 유력…“다음주에 소환일정 있으면 응할 것”
김기현 “李 ‘땡깡단식’ 사법리스크 없어지지 않아…민생 챙겨야”
단식투쟁 5일차를 맞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국회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단식투쟁 5일차를 맞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국회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수연 기자] 4일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조사가 무산됐다. 검찰 측은 이 대표의 불출석과 관련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수원지방검찰청은 4일 “오늘 10시로 예정된 피의자 조사 절차가 이재명 대표의 불출석으로 인해 무산됐다”며 “검찰은 국회 일정이 없는 날짜를 택해 사전에 미리 충분한 기간을 두고 출석을 요청했으나 끝내 2회 연속 불출석한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의 단식으로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어 현재 진행되는 수사와 재판 및 국회 일정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형사사법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일반적인 피의자 출석과 조사에 관한 절차에 응해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당초 검찰은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이 대표를 제3자 뇌물혐의로 지난달 30일 검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당무 등의 이유로 거절했다.

당시 이 대표는 검찰의 조사를 ‘정치적 수사’로 규정했다. 정기국회가 열리는 9월 중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해 체포동의안 표결을 밟도록 하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출석 일정을 두고 검찰과 이 대표의 ‘줄다리기’는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4일 오전 10시 이 대표를 또 다시 소환했지만, 이 대표는 지난 1일 ‘일정 상 오전 10시부터 2시간만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검찰이 ‘2시간 조사는 불가하다’고 통보하자 이 대표는 출석이 어렵다고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민주당 측에 따르면 이 대표의 검찰조사는 오는 11~15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전에 검찰의 소환 요청이 있으면 가겠다고 했는데, 검찰이 거부하는 바람에 조사는 무산됐다”며 “이번주는 국회 일정상 조사가 불가능하다. 다음 주에 소환 요청이 있으면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권에서는 이 대표가 검찰 불출석을 위해 단식을 선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검찰의 소환 조사 소식에 뜬금포 단식을 천명하더니 국회를 극단 성향 유튜버들의 놀이터로 만들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 살 아이 투정 부리듯 하는 땡깡 단식을 아무리 하더라도 이런 괴담에 국민들께서는 더 이상 속지 않고 사법 리스크도 없어지지 않는다”며 “공연히 헛심 쓰지 마시고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민생현안 챙기기에 협조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도 이 대표의 단식을 두고 ‘적절한 방식’인가 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의 단식투쟁과 관련 “그 방법이 유효적절한가. 또 국민들의 집중도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라는 점에서 의문을 갖는 견해들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생각해서 민생을 생각해서 (지금은) 정기국회 회기 중에 있기 때문에 공익과 대의명분을 쫓아서 스스로 단식을 멈추는 것이 지혜롭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단식이 검찰조사와 아주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사법리스크 회피’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정기국회서 민주당이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는 국민들께 표를 달라고 말하지 못한다”라며 “이런 상황에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해야하고 또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당내 불안만 커지면서 정기국회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다. 이 경우 국민의힘이 먼저 직격할 것이고 민주당 입장에서는 제일 아픈 대목이기 때문에 이 대표가 총대를 메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적으로는 실제로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당은 국정조사든 특검법 발의든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이 대표가 단식 투쟁이라는 이름으로 극한의 투쟁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단식투쟁이 사법리스크와 아예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목표에 둔 것은 아니다"라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와 비판의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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