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인 기자] 2023시즌 프로야구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가을 야구행 열차의 마지막 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의 중위권 싸움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세 팀 모두 토종 선발진의 분발이 절실하다.
NC와 두산의 8월 팀 선발 평균자책점은 29일 오전까지 각각 3.63(3위)과 3.83(4위)으로 준수하다. 하지만 기록 이면엔 ‘평균의 함정’이 존재한다. 두 팀 모두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을 빼면 NC와 두산의 8월 선발 평균자책점은 각각 4.15와 4.19로 올라간다.
NC는 리그 최고 에이스 에릭 페디(30)를 보유했다. 올 시즌 리그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로 꼽히는 페디는 8월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2.79을 기록했다.
페디와 짝을 이루는 새 외국인 투수 태너 털리(29)도 KBO리그에 무난히 적응 중이다. 원투펀치로는 다른 팀에 밀리지 않는다.
그러나 토종 선발진의 무게감은 떨어진다. NC의 8월 국내 선발진 퀄리티 스타트(QSㆍ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4회에 불과하다. 강인권(51) NC 감독은 "(그동안) 국내 선발이 안정감을 보여줬다면 연승도 길게 하고 연패도 덜 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토종 에이스 구창모(26)는 아직 복귀 시기가 불투명하다. NC는 8월 평균자책점 2.87로 선전 중인 최성영(26)과 돌아온 원조 에이스 이재학(33)에게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두산은 4~5선발이 고민이다. 라울 알칸타라(31)와 브랜든 와델(29)로 이어지는 리그 정상급 원투펀치와 토종 에이스 곽빈(24)이 선발진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지만, 남은 두 자리는 구멍이 났다. 시즌 초반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진 김동주(21)는 부진 끝에 25일 2군으로 내려갔다. 최근 5차례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6.52에 그쳤다. 최승용(22)은 지난 20일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했고, 대체 선발로 나선 김민규(24)는 26일 SSG전에서 2.2이닝 2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이달 두산 토종 선발 투수가 QS를 기록한 건 3번뿐이다.
두산으로선 새 얼굴의 활약이 절실하다.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은 박신지(24)와 2년 차 이원재(20)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시험대 위에 오를 전망이다.
세 팀 중 선발진 사정이 가장 좋지 않은 팀은 KIA다. 이의리(21)가 어깨 염증으로 잠시 이탈한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29)마저 부상으로 빠졌다. 산체스는 2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선발 등판한 뒤 팔꿈치 쪽 불편함을 호소했다. 두 차례 검진을 받은 결과 우측 주관절(팔꿈치) 내측측부인대 부분 손상 및 충돌증후군 증상으로 3주 소견을 받았다. 수술을 피했지만, 한 달 안팎의 공백이 불가피하다.
KIA는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적은 104경기를 치러서 잔여 일정에 대한 부담이 크다. 또 이의리가 다음 달 22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선발 투수 2명 없이 고난의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대체 선발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게 더 문제다. KIA는 베테랑 김건국(35), 불펜 요원 김재열(27), 유망주 황동하(21) 등을 대체 선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인 기자 lji201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