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인공수정 통한 저메탄 소 생산 나서
제주도, 농가에 저메탄 사료 공급...지자체 최초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소가 온실가스인 메탄을 내뿜으며 지구 온난화에 한몫하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을 비롯해 기업들은 소가 배출하는 메탄을 줄이기 위해 사료부터 인공수정, 방귀세까지 도입하는 등 각종 축소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 소 방귀·트림서 발생하는 메탄..."소 4마리=차 1대 배출량"
메탄은 지구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보다 온실 효과가 8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양이 적다해도 영향은 크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축산 분야에선 가축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를 차지하며, 메탄 배출량은 44%를 차지한다.
이는 소의 경우, 소화과정에서 메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소는 한번 삼킨 음식을 되새김질해 다시 먹는 특성이 있는데, 이때 장 속 미생물이 음식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가스를 생성한다. 이 가스의 주요 성분이 메탄이다. 이 가스는 방귀와 트림으로 배출된다.
소 한 마리의 일일 메탄 배출량은 평균 280리터(L)로, 자동차 한대 배출량과 맞먹는다. 특히 전 세계의 소가 연간 내뿜는 메탄은 약 1억톤으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8%에 달한다. 더구나 소의 트림은 지구 온난화 원인의 6%가량을 차지, 저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 소 메탄 저감 나선 각국...加 '인공수정'·韓 '저메탄 사료'
소가 내뿜는 메탄 저감을 위해 우리나라와 미국은 사료에, 캐나다는 인공수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밖에 뉴질랜드는 2025년부터 소가 배출하는 메탄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남동부의 온타리오주에서 낙동업을 하는 뢰비트는 107마리의 암소에 저메탄 특성을 지닌 황소 유전자를 인공수정했다. 내년 봄이면 메탄 배출이 적은 송아지가 태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유전학의 상업적 이용이 온실가스 감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 대학의 교수인 프랭크 미틀로에너는 "이 방법이 널리 채택된다면 저메탄 육종은 전 세계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뢰비트에게 유전학적인 도움을 준 회사는 세멕스(Semex)다. 이 회사는 올해 초 80개 국에 메탄 저감 번식 물질을 판매했다. 이번 개발은 캐나다 우유 기록 기관과 과학자들의 연구를 기반으로 했다. 회사에 따르면 저메탄을 채택할 경우 젖소의 메탄 배출량을 연간 1.5%, 2050년까지 최대 20~30%까지 줄일 수 있다.
캐나다 농무부는 메탄 방식에 대한 평가를 아직하지 않았지만 "가축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저메탄 소 사육의 인센티브는 제공되지 않지만, 더 나은 분뇨 관리로 메탄 감축을 위한 오프셋 크레딧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유제품업계 관계자들은 저메탄 번식이 소의 소화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소에 저메탄 사료를 먹이고 있다. 도는 2030년 도내 소 사육두수의 30%에 메탄 저감 사료 보급과 장내발효 온실가스 생산량의 10% 저감을 목표로 올해 2월부터 '친환경 메탄저감 가축사육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제주지역 소 사육 농가수는 711곳으로, 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만 연간 5만6834톤(이산화탄소환산톤)으로 추정된다.
저메탄 사료는 소의 장내 소화 과정에서 메탄이 덜 배출되도록 유도한다. 도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저메탄 사료를 급여한 소의 △사양성적 △도체(우유품질) 성적 △품질 변화 등 메탄 저감 효과를 분석하고, 탄소중립 사양관리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업들 가운데 미국 스타트업 심브로시아는 일찍이 메탄 감축을 돕는 사료 개발에 뛰어들었다. 2020년부터 2년간 해초류를 직접 양식해 사료에 미역·해초·바다풀 등을 첨가한 '해초류 먹이'를 개발했다.
업체는 실제 축산 농가와의 실험으로 효과를 확인했다. 오리건주 한 농가는 사료에 하루 650g의 말린 해조류를 2주간 꾸준히 소에 먹였다. 그 결과 2주 만에 메탄 배출량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정라진 기자 jiny3410@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