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M&A·글로벌 확대로 수익성·성장성 확보
디지털 전환·ESG 경영에도 '총력'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용퇴를 결정했다. 지난 2014년 11월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두 차례 연임을 통해 10년간 KB금융을 이끌면서 공격적인 M&A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으며 최대 실적과 동시에 '리등금융' 타이틀을 사수했다. 또한 금융권 최대 화두로 꼽히는 디지털 전환을 비롯해 글로벌, ESG 경영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윤 회장은 빼어난 경영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도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그는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했다.
KB금융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 6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는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KB금융그룹의 바통을 넘길 때가 됐다”며, “KB금융그룹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분이 후임 회장에 선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M&A·글로벌 통해 수익·성장성 확보 …최대 실적에 '리딩금융' 사수
윤 회장은 취임 이후 공격적인 M&A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확보했다.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는 등, 경쟁력 있는 비은행 계열사를 성공적으로 합병 및 완전 자회사화했다. 이를 통해 투자수익률 제고는 물론 계열사 지배구조를 정비하며 완성도 높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윤 회장은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 및 가치창출 잠재력을 확보하고자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했다.
KB국민은행의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인수 완료, 인도네시아 중형 은행인 부코핀 은행 지분인수, 계열사들의 동남아시아 현지법인 설립 및 지분 인수 등을 통해 사업기반을 대폭 확대했다.
특히 최근에는 캄보디아 상무부로부터 통합 상업은행인 'KB프라삭은행' 출범에 대한 최종승인을 받기도 했다.
해외네트워크수는 2017년 39개에서 2022년에는 697개(14개국)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해외 총자산의 경우 2018년 76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약 4.5배 성장한 33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곧 실적으로 이어졌다. KB금융은 지난 2017년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3조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4년 연속 3조원 이상 기록하는 동시에 사상 처음으로 4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윤 회장이 KB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해인 2014년의 당기순이익 1조 4007억원과 비교하면 8년 사이 3배 넘게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이어서 올해 1분기에는 1조 49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리딩금융' 타이틀을 탈환했고, 상반기에는 1조 3000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고도 반기 기준으로 3조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실적(2조 9967억원)을 달성하며 '리딩금융 그룹'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 '금융권 화두' 디지털 전환·ESG경영 '총력'
윤 회장은 최고경영자(CEO)의 대표적인 평가지표인 경영실적 외에도 금융권 최대 화두로 꼽히는 디지털 전환과 ESG 경영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KB금융그룹은 차별화된 경쟁력 기반의 '넘버원(No.1) 금융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위해 KB의 대표 앱인 은행 ‘스타뱅킹’을 중심으로,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 전반에 걸친 맞춤형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에는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고 디지털플랫폼의 3T(△Traffic △Time-Sharing △Transaction)를 획기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콜봇·챗봇, 대면채널 등과 연계된 심리스(Seamless)한 금융서비스 제공은 물론 헬스케어∙부동산∙자동차∙통신 등의 비금융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원스톱(One-stop) 융·복합 디지털 플랫폼도 강화할 방침이다.
전방위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디지털 부문 성과도 뚜렷했다.
6월 말 기준, 그룹 전체 디지털 플랫폼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434만명으로 전년 동기(1898명) 대비 28% 증가했다. 주요 금융플랫폼 MAU를 보면, 'KB Pay'는 699만 7000명으로 전년 동기(366만 9000명)와 비교해 두 배 가까지 증가했으며 'KB스타뱅킹(1005만명→1152만명)'과 '리브M(31.9만명→41.9만명)'은 각각 15%, 32% 늘었다.
ESG 경영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먼저, 지난 2020년에는 금융사 최초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ESG경영 강화 및 사회적 책임 이행 노력을 위해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해 ESG 경영체계를 확립했다. 이와 더불어 같은해에는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KB국민은행 적도원칙 가입 △국내 금융사 최초의 '자산 포르폴리오 배출량' 공개 △중장기 탄소중립 추진전략인 ‘KB Net Zero S.T.A.R.’를 선언했다.
KB금융은 ESG 경영을 통해 이해관계자에게 더욱 신뢰받는 기업이 되고자 중장기 로드맵인 ‘KB GREEN WAVE 2030’을 수립했다. 이는 2030년까지 KB금융의 ‘탄소배출량’을 42% 감축(2020년 대비)함과 동시에 현재 약 20조원 규모인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다양한 가치를 실현하고 포용적 제도와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2027년까지 계층 및 성별 다양성 확대를 목표로 하는 중장기 전략인 ‘KB Diversity 2027’을 수립했다. 양성평등 구현을 위해 여성 리더 20% 양성, 여성 핵심전문가 30% 육성 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KB금융은 ‘여성 인재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포용적 제도 구축 등을 실천하고 있다.
KB금융은 ESG경영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인 '지속가능한 미래와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금융업 본업의 역량을 활용한 상생 노력과 사회기여활동을 균형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사회적 금융 잔액은 약 12조원으로, 2022년 한 해 동안 223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사업을 실시하는 등 실질적인 노력도 이행하고 있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윤 회장이 취임 시 꿈꿨던 KB의 모습을 어느 정도 이뤘기에, 이젠 그동안 이사회를 중심으로 구축한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효과적인 경영승계 시스템이 잘 작동함을 시장에 보여줄 시기가 됐다는 의사를 연초부터 이사회에 비쳐왔다”고 밝혔다.
이어서 "윤 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이자 존경받는 리더 중 한명이다"며 "그가 이사회에 보여준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존중하는 모습은 KB 지배구조의 틀을 만드는 기회가 됐고, 미래의 CEO에게도 좋은 전통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감히 용퇴를 결정한 윤 회장의 임기는 11월 20일까지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