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모더나, 1조 8000억 규모 적자…하반기 반전 있나
화이자, 코로나19 제품 제외 시 매출 5% 증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의 올해 2분기 실적이 급감했다.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모더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은 3억 4400만달러(약 447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 13억 8000만달러(약 1조 7940억원)를 기록, 지난해 21억 9700만달러(약 2조 8561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이같은 실적 추락은 코로나19 백신 판매 저조 때문이다. 실제로 2분기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매출은 3억달러(약 3900억원)에 그쳤다. 1분기 매출 18억달러(약 2조 3400억원)와 비교하면 9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재고폐기 과정에서도 큰 출혈이 발생했다. 2분기 모더나의 영업비용 7억 3100만달러(약 9503억원) 중 과반인 4억 6400만달러(약 6032억원)가 유효기간 만료 백신 처분에 쓰였다.

다만 모더나는 올 하반기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변이 XBB 계열에 대응하는 백신 공급으로 반전을 꾀할 전략이다. 이를 통해 연말까지 60억~80억달러(약 7조 8000억~10조 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에서 판매계약 체결하면서 기존 예상치(50억달러)보다 늘었다.

모더나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XBB 계열 백신 허가를 신청했으며, 한국도 올 가을 이 약물을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4주차 기준 XBB.1.9.1 변이 점유율은 22.7%로 가장 높았고, 이어 △XBB.1.16(18.8%) △XBB.2.3(14.8%) △XBB.1.5(4.7%) 순이었다.

이와 함께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RSV) 감염증용 백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다만 2024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당장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글로벌 1위  화이자 역시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올 2분기 매출은 127억 3000만달러(약 16조 549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 132억 7000만달러(약 17조 2510억원)를 크게 빗나간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23억 2700만달러(약 3조 25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7% 줄었다.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와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의 판매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화이자에 따르면 코미나티 2분기 매출은 14억 8800만달러(약 1조 9344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감소했다. 팍스로비드는 1억 4300만달러(약 1859억원)를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8%나 급감했다.

그러나 코미나티와 팍스로비드를 제외할 경우 매출은 5억 3700만달러(약 698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ATTR-CM 치료제 ‘빈다맥스군(빈다켈 포함)’과 신약인 그람음성균 항균제 ‘자비쎄프타’의 매출이 각각 42%, 44%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폐렴구균 백신인 ‘프리베나13’ 및 ‘프리베나20’는 지나해 같은 기간보다 1%,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는 4% 감소했다. 또 신장암 치료제 ‘인라이타’ -3%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 -11%, △바이오시밀러 ‘룩시엔스’ -11% 등으로 뒷걸음질 쳤다.

아울러 화이자는 올해 연매출 670억~700억달러(87조 1000억~91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목표치인 670억~710억달러와 비교하면 소폭 하향됐다.

화이자는 연구개발 생산성 제고와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코로나19 엔데믹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지난 1년 6개월 동안 19건의 신약 또는 적응증 추가를 승인받겠다는 목표를 이행하는 중”이라며 “이 중 11건은 이미 완료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암라인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씨젠(Seagen)’ 인수 작업도 순한 중이라 밝혔다. 합병 완료 시점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 3월 430억달러(약 55조 9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ADC(항체-약물 접합체) 기술 톱티어 기업인 ‘씨젠’을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불라 회장은 “두 회사의 잠재적 통합 외에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유럽위원회(EC) 및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를 포함한 규제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추가정보요청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부연했다.

데이비드 덴턴 CFO(최고재무책임자) 겸 부회장은 “코로나19 매출이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적다면 전사적 비용 개선 프로그램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올해 현재까지 당초 예상에 부응하는 경영성적표를 내보이고 있으며, 하반기 코로나19 외 제품의 성장이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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