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현원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개설 21년 만에 순자산총액 100조원 시대를 연 가운데 ‘2차 전지’ 관련 ETF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최근 2차 전지 관련주가 상승 조짐을 보이고, 하반기 역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코스콤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ETF의 순자산총액은 100조 7769억원으로 5월 말의 96조 7545억원 대비 4조 224억원이 늘어났다. 상품별 순자산 증가액은 △주식형 2조 55억원 △채권형 1조 1249억원 △단기자금형 8091억원이다.
일평균 거래대금과 일평균 거래량 모두 5월 대비 상승하며 거래도 활발해졌다. 거래대금은 6월 말 기준, 2조 8536억원으로 1070억원이 늘었으며 거래량은 5월보다 594만주가 늘어난 2억 6894만주를 기록했다. 전체 종목수 역시 5월 대비 16개가 늘어난 733개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국내 ETF 시장은 불어난 몸집과 함께 투자환경 변화에 맞는 다양한 신상품도 출시 중이다. 그 중 상반기 국내 증시를 견인한 ‘2차전지’ 관련주를 담은 ETF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2차전지 ETF로의 자금이동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6월 ETF포함 주식펀드로는 작년 9월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며 “주로 대형주나 2차전지 등에 투자하는 ETF로 자금이 들어왔다”고 분석했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업종으로는 2차 전지 ETF로의 자금 유입이 많았다”며 “반도체 ETF에도 업황 회복 기대에 자금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2차전지 관련 ETF를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선보인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은 2차전지를 구성하는 필수 4대 소재 기업 10곳에 집중 투자하는 ETF로, 특히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국내 핵심 양극재 소재 기업에 80% 가량 투자한다. 해당 ETF는 상장 2일 만에 개인투자자가 145억원을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 ETF’는 2차전지 관련주 중 대표 10곳을 편입하며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 ETF는 최근 1년(2022년 7월 3일~2023년 7월 3일) 수익률은 103.3%로 집계됐다.
2차전지 소재·부품·장비에 집중 투자하는 ETF인 ‘SOL 2차전지 소부장 ETF’에도 개인투자자 중심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해당 ETF는 상장 2개월 만에 개인순매수 1686억원을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며 순자산 규모를 2800억원까지 키웠다.
아울러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여전히 반등할 요인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2분기 실적 부진 우려, 중국 업체들의 IRA 법안 우회, 중국 내 공급과잉, 유럽 시장 내경쟁 심화 등으로 확대되며 4~6월 2차전지 업종 주가 조정이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이어 “하반기에도 노이즈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예상보다 견조한 전기차 판매량 회복세와 실적 개선 기대감, 신규 수주 모멘텀이 재차 부각되며 2차전지 업종 센티멘트(투자심리)를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셀 업종 주가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북미 진출 가능성 대두로 인한 밸류에이션 조정 및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배터리 판가 하락으로 단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 되고 있다”며 “하지만 하반기 북미향 신규 수주 및 고객사들의 수요 회복에 따른 출하량 확대가 확인되며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다”고 전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2차전지 섹터가 주가 상승 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상반기에는 수주 모멘텀이 양극재 위주였다면, 하반기에는 양극재 뿐 아니라 분리막 등 많은 소재들의 본격 계약이 체결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권현원 기자 hwkw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