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경쟁력 갖춘 현지 기업 인수합병 통한 거점 공략 착착 진행 중
2023년 2월 15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 Finansia Multi Finance 본사에서 열린 우수 직원 시상식 후 KB국민카드 이창권 사장(사진 맨 뒷줄 가운데)이 임직원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B국민카드
2023년 2월 15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 Finansia Multi Finance 본사에서 열린 우수 직원 시상식 후 KB국민카드 이창권 사장(사진 맨 뒷줄 가운데)이 임직원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B국민카드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국내 시장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는 기술의 발달로 인한 디지털 전환 등, 산업구조의 혁신과 경제·금융환경 변화를 가장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업권이란 점과, 파이 자체가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보니 다수의 플레이어들이 나눠먹기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을 전 세계 시장으로 돌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신전문금융업은 물품· 시설·서비스 등에 대한 결제 및 자금공급 기능을 수행하며 시민들의 생활이나 실물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업권인 만큼, 기회도 폭넓다.

특히 최근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을 접목한다면 기존까지 금융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라고 해도 지금과는 다른 방식의 비즈니스를 모색할 수 있다. 또한 전통적인 금융인프라가 뿌리 깊게 자리내리고 있는 국가라 하더라도, 업 자체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 시기라는 걸 감안하면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활발하게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 당국 역시 이에 발맞춰 정책적 지원과 함께 이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해 BNK캐피탈의 현지 법인 BNK Finance 개소식과 비씨카드의 키르기스스탄 금융선진화를 위한 결제인프라 구축 협약식을 찾아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2022년 말 기준, 국내 25개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전 세계 19개국 27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금융 당국도 이에 보조해 우리 금융회사들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직접 영업사원이 되어 해외 금융 당국과 협의하고 우리 금융산업과 회사들을 세일즈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여전사들의 해외 진출 사례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난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라이선스 인허가와 관련된 제도적 장벽이 높다. 현지 경제 상황이나 인프라, 국민들의 금융 인식 정도에 따라 비즈니스 문화도 천차만별이다.

우리나라 여전사 중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곳 중 대표적 사례가 KB국민카드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018년 캄보디아 진출을 시작으로 태국·인도네시아·라오스·미얀마 등, 5개국에 진출해 있다.

KB국민카드의 해외 진출의 핵심은 이미 기존에 현지서 채널 경쟁력과 사업 기반을 갖추고 있는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캄보디아에선 지난 2018년 7월 특수은행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KB Daehan Specialized Bank(KDSB)를 인수했다. 이후 4년 만에 영업 자산은 약 3739억원으로 11배 가량 성장했고, 2021년 캄보디아 자동차 할부금융 부문과 특수은행 부문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는 진즉 현지 사업을 펼치고 있던 일본계 Aeon 특수은행을 제친 성과다.

KDSB는 임직원 수가 모두 400여 명에 달하며, 수도 프놈펜 지역 소재 4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주요 상품은 자동차와 농기계 등의 할부금융과 부동산 담보대출 등이다.

아울러 현지 시장에서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2022년 12월에는 리스사인 i-Finance Leasing(iFL)을 인수하기도 했다. 캄보디아 주요 거점 도시 지점에서 자동차, 오토바이 등의 리스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영업력 제고를 위한 조직 개편과 지점 이전 등을 추진 중에 있다.

캄보디아보다는 늦게 발을 내디뎠지만 태국의 경우는 2021년 1월 KB J Capital을 인수하며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는 매우 상징적인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지난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은행이나 여신전문금융회사들 중 최초로 태국 진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태국은 아세안 최대의 제조업 국가이자 2위의 경제 대국이기에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핵심 시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아세안 국가들 중 비교적 성숙한 금융시장이다.

태국의 소비자금융시장은 2022년 대출금액 기준 약 569조원 규모인데, 이 중 여신전문금융업 시장은 약 14%를 차지하는 81조원 규모다. 특히 지난 2013년부터 연평균 약 4.3%씩 성장하고 있는 잠재성이 큰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태국 진출 역시 앞서 언급처럼 현지서 경쟁력이 있는 ‘캡티브’ 시장 공략이 핵심이다. KB J Capital의 경우, KB국민카드가 지분 50.99%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바일 유통사와 채권 추심사 등 6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현지의 Jaymart 그룹이 49.01%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현지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는 삼성전자 태국법인과도 주요한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 중이다. 모바일 독점 할부금융서비스 사업 등을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과 디지털화를 통한 대출 프로세스의 간소화·효율화가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현지 진출의 주요한 공성무기다.

아울러 2억 8000만명에 달하는 인구 규모 때문에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인도네시아 역시 지난 2020년 7월 상륙을 시작했다. 현지 PT. KB Finansia Multi Finance(KB FMF)의 지분 80%를 인수하며 POS를 포함해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201개 지점을 운영 중에 있다. 

KB FMF의 현지 시장 지위는 자산 기준으론 지난 2019년 36위에서 2022년 17위 수준까지 올라섰고, 취급액 기준으론 같은 기간 22위에서 12위까지 상승했다.

이와 같은 성장은 현지인 CEO를 선임하는 등 파트너사와의 현지화 전략에다가 KB국민카드의 리스크관리 등의 노하우를 접목한 덕이다. 이에 인수 2년 반 만에 영업자산 규모가 약 6206억원으로 2배 가량 성장한 것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은 앞서 언급처럼 인구 규모와 넓은 영토, 풍부한 자원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더더욱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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