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3대 신용평가사 대상 금투협, 역량평가 결과 발표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우리나라 3대 신용평가사들의 올해 역량평가 결과가 나왔다. 전반적으로 역량 제고에 노력해 왔음이 뚜렷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한국신용평가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회장 서유석)가 신용평가회사 역량평가 평가위원회(위원장 자본시장연구원 김필규 선임연구위원)의 심의를 거쳐 발표한 2023년도 신용평가회사 역량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와 같은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올해 신용평가회사 역량평가는 △신용등급의 고평가 여부 등을 평가하기 위한 ‘신용등급의 정확성 부문’ △신용등급의 급격한 사후조정과 일관성 없는 평가행태, 예측지표(등급전망, 등급감시)의 유용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신용등급의 안정성과 예측지표의 유용성 부문’ 등 2가지 지표가 주된 대상이다.

학계와 연구인력, 금융투자업계 등은 이미 지난 2017년 전문가 TF 논의를 거쳐 평가방법을 마련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까지 신용평가사에서 개진한 수 차례의 개선의견을 위원회 심의를 거쳐 평가방안에 반영한 바 있다.

평가는 각 부문별 특성을 대표하는 평가지표(부도율·등급유지율 등 계량지표)를 점수화 한 정량평가 50%와 시장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인 정성평가 50%를 반영해 구성된다. 

특히 정성평가인 설문조사의 경우, ‘이미지 투표’ 최소화를 위해 신용등급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크레딧 채권 분석 및 증권사와 운용사, 은행, 보험, 연기금 등에 근무하는 운용전문가 104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3일부터 17일까지 진행했다. 극단값 제거를 위해 설문 대상자 수의 약 4%를 제거한 나머지를 산술 평균해 산출한 점수다.

올해 역량평가 결과 크레딧 애널리스트 및 크레딧 채권 운용역 등 시장 참여잗르의 신용평가역량에 대한 신뢰도는 지난 2017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점 척도에 평균값 기준 3.93점을 기록한 것인데, 기존 최고치는 2022년 조사인 3.87이었다.

7년 동안 진행한 조사의 평균 만족도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는데, 이는 신용평가사들이 평가역량 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보인다는 게 금융투자협회의 견해다.

또한 3사의 만족도에 대한 편차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값이 축소됐다. 이 역시 3사의 역량이 고르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의 정확성 부문은 정량평가 결과 최근 5년 동안 투자등급에서 부도가 발생하지 않아 3사 모두 투자등급 부도율 0%로 고루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도는 자율협약에 의한 출자전환 등을 포함하는 광의적인 해석을 적용했는데, 지난 5년 동안 신용평가사 3사의 투자등급 부도율은 AAA등급부터 BBB등급까지 모두 0%로 동일하다.

정성평가 결과에선 한신평이 5점 척도에 3.9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기평은 3.92, NICE는 3.88 수준이다.

세부 설문으로 들어가면 한기평의 경우 △부도·채무조정 기업 신용평가 정확성 3.98 △신용등급차이 발생 기업의 등급 적정성 4.01 등 2개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한신평의 경우 △신용등급 조정 적시성 부문이 3.92로 가장 높다.

신용등급의 안정성 부문에 대한 정량평가는 NICE가 등급유지율(최근 3년 97.8%, 최근 5년 97.5%)이 타사에 비해 높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성평가 결과는 한기평이 3.91로 한신평 3.90, NICE 3.86 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내용을 살펴보자면, 등급유지율의 경우 3사의 연초 신용등급이 연말에도 유지된 경우가 최근 3년 평균 97.6%, 최근 5년 평균 97.3%로 나타났다.

하향 유동성 커버리지(LRC) 비율은 3사 모두 투자등급 기업의 신용등급을 연중 3노치 이상 급격히 하향 조정한 사례가 2018년 이후 발생하지 않아 동일한 수준이었다.

전년도에 조정한 신용등급을 당해 연도 반대로 조정한 비율을 가리키는 등급반전비율 역시 최근 5년 사이 3사 모두 0%로 나타나 동일한 수준이다.

신용등급 안정성을 묻는 정성평가에서는 한기평이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한신평 3.90, NICE 3.86 보다 소폭 상회하는 평균 3.91점을 얻었다. 등급유지(신용등급 안정성) 3.88, 등급변동의 적정성 3.97이 타사에 비해 앞선 데 기인한 것이다.

예측지표의 유용성 정량평가 결과를 보면 신용평가사 3사 모두 투자등급 종목에 대한 등급전망·등급감시 방향과 실제 등급조정 방향과의 일치비율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등급전망(credit outlook)이란 2년 이내 중기적 관점에서, 등급감시(credit watch)란 3개월 이내 단기간 동안 신용등급 변동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말한다.

이중 한신평의 일치비율이 최근 3년과 5년 사이 모두 100%로 타사 대비 가장 높았다. 또한 정성평가 설문조사에서도 한신평이 4.01점을 얻으며 한기평 3.97, NICE 3.94에 비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금융투자협회
자료제공/금융투자협회

아울러 이와 같은 주요 부문별 역량평과와 별도로, 신용평가회사의 시장소통 노력 등에 대한 설문조사도 진행됐다.

우선 기업신용위험의 변화에 대한 적정한 의견 제시가 선제적으로 이뤄졌는지, 기업신용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적 요인이나 산업적 요인에 대한 의견이 이슈리포트 등을 통해 적절하게 제시됐는지, 신용평가 평정보고서가 유용한 지에 대한 설문에 대해서는 한국신용평가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용평가 관련 세미나가 유용한지, 이슈 분석보고서나 세미나 개최 등으로 신평사가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지, 신용등급 평정보고서나 이슈리포트·세미나 등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다양성 정도가 도움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한신평이 시장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얻었다.

또한 최근 개선노력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NICE가 3.92로 한신평(3.87), 한기평(3.77)에 비해 가장 우수했다는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그러나 신용평가역량에 대한 점수가 3사 평균 3.93이었던 것에 반해, ESG 채권 인증 등, ESG 업무역량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평균 3.19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평가를 심의했던 김필규 평가위원장은 “신용평가역량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만족도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신용평가 3사간의 만족도 편차가 축소된 것은 신용평가사들이 역량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 것에 대한 시장의 합당한 평가로 생각한다”며 “신평사들은 여러 영역에 대한 평가결과를 통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 보완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종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