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모범 사례
스포츠계는 적극 동참 분위기
세계 최초의 업사이클링 골프화 ‘투어360 XT 팔리’. /아디다스골프 제공
세계 최초의 업사이클링 골프화 ‘투어360 XT 팔리’. /아디다스골프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와 기후재난으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베트남 북부 지역 기온이 6일 역대 최고인 44.2도를 찍는 등 동남아 국가들이 살인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태국은 지난달 서부 지역이 44.6도를 기록했고, 미얀마 동부 지역 역시 43.8도로 10년 만에 최고 기온을 찍었다.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도 기온이 40도 이상 치솟았다.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를 중심으론 산불이 확산하면서 주민 3만명이 대피했다. 이번 산불로 인한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은 우려되는 수준이다.

이상기후와 기후재난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지표 중 하나가 ‘기후위기시계’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반으로 지구의 평균온도가 산업화(1850~1900년) 이전보다 1.5도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보여주는 시계다. 10일 기준 1.5도 상승까지 남은 예정 시간은 약 6년 73일이다. 단, 탄소중립 실천으로 온도 상승을 지연시키면 남은 시간도 늘어난다.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모범 사례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지구 평균온도 1.5도 상승을 막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기업들도 ‘리사이클링’ 노력을 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브랜드사로는 아디다스를 꼽을 수 있다. 아디다스골프 관계자는 9일 본지에 “아디다스그룹은 2015년부터 범지구적 위기인 환경 문제에 앞장서 왔고, 2018년부터 골프 쪽에서도 친환경 골프웨어의 새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지속가능성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며 “아디다스골프는 환경 단체 ‘팔리 포 디 오션(Parley for the Ocean)’과 협업해 해안, 연안 지역 공동체가 수거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해 탄생한 세계 최초의 업사이클링 골프화 ‘투어360 XT 팔리’ 출시를 시작으로 프라임그린(PRIMEGREEN) 기술을 통해 지속가능성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단순한 재사용을 넘어 새롭게 만들거나 디자인에 변형을 줘 가치를 높이는 재활용을 의미한다. 환경도 살리면서 심미적 가치까지 높이는 작업이다. 아디다스골프 관계자는 “프라임그린은 제품의 89%를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환경을 보호함과 동시에 골퍼의 퍼포먼스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까지 갖추고 있다. 아디다스골프는 2024년까지 대부분의 아이템(골프화 100%·어패럴 99%)을 친환경 제품으로 탈바꿈하며 환경을 위해 힘쓸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아디다스와 함께 세계 스포츠 용품 시장의 큰손인 나이키도 친환경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2020년 탄소 절감 프로젝트 ‘무브 투 제로’ 캠페인을 선보인 나이키는 꾸준히 친환경 소재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나이키에 의하면 친환경 표시가 된 의류는 적어도 55%의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지고, 신발은 친환경 표시가 없더라도 최소 20%의 재활용 소재로 제작된다. 무브 투 제로 캠페인의 일환으로 세르비아의 노비베오그라드에 2만개의 운동화를 재활용해 농구 코트와 놀이터를 만들기도 했다. 나이키라 하면 떠오르는 운동화와 농구 등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입힌 것이다.

나이키가 세르비아 노비베오그라드에 2만개의 운동화를 재활용해 지은 농구 코트. /나이키 제공
나이키가 세르비아 노비베오그라드에 2만개의 운동화를 재활용해 지은 농구 코트. /나이키 제공

◆스포츠계는 적극 동참 분위기

파타고니아는 그야말로 친환경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라 할 수 있다. 1973년 설립된 파타고니아가 2001년 미국 최대 쇼핑 시즌 블랙프라이데이 때 뉴욕타임스에 실은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는 광고 문구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무분별한 소비는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니 필요한 것만 사라는 메시지다. 환경보호, ESG 경영에 방점을 둔 CEO 이본 쉬나드(85)의 철학이 녹아 있다. 파타고니아는 재활용 원단과 유기농 면만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9년 4월엔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라는 새로운 사명을 발표했다.

지구환경을 고려하는 분위기는 프로스포츠 전반에도 뿌리를 내린 모양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각 구단들은 탄소배출 감소, 기후변화 대응, 플라스틱 재활용 등 내용의 친환경 캠페인들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미래 세대를 위해 탄소배출량 제로에 도전하는 ‘탄소중립 실천 축구 경기’ 시행을 선언하고 경기에서 발생되는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며 구단의 직접 감축과 친환경 캠페인, 자발적 탄소배출권 상쇄 등으로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힘을 쏟고 있다.

BYN블랙야크가 전개하는 모던 브리티시 골프웨어 힐크릭은 폐 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 ‘K-rPET(케이알피이티)’ 충전재를 적용한 리사이클 패딩 베스트를 내놓은 바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친환경 폴로 시리즈’, 노스페이스는 광발열 겸 리사이클링 소재로 구성된 친환경 보온 충전재 에코로프트(ECOLOFT)가 적용된 ‘키즈 스쿨데이 히트 가디건’ 등을 출시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1.5도 특별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적어도 45% 줄이고 2050년까지 넷제로(Net Zero·탄소 중립) 선언을 해야 한다고 권고한 가운데, 프로스포츠와 스포츠 아웃도어 등 범스포츠계에서도 지구와 미래세대를 위한 친환경 움직임이 더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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