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 “초등학교 자녀 맞벌이 부부 주4일제 현실화할 것”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주4일제 검토 환영…단, 국민 모두 누릴 수 있어야”
근로자들 대체로 환영 분위기…기업·경영계는 부정적
주4일제, 아직 민주당 당론으로 논의되지 않아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수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 주4일제 또는 주4.5일제 등 근로시간 단축이 화두로 떠오르자 국회에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맞벌이 부부를 대상으로 주4일제를 추진한다고 밝힌 데 이어, 또 다른 야당도 찬성 입장을 냈기 때문이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과 정의당 측의 공약이기도 해 21대 국회에서 주4일제 도입의 불씨를 댕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 “맞벌이 부부 주4일제 적극 검토”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학부모를 위한 주4일제 추진을 밝혔다. 장시간 노동으로 발생하는 여가와 건강, 교육 등 각종 불평등의 악순환을 끊겠다는 취지다. 그 일환으로 초등학교 자녀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를 대상으로 희망 시 주4일제를 현실화한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주5일제를 도입한 정당이다. 이제 주4.5일제를 향해서 담대하게 나아가겠다”며 “학부모를 위한 주4일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야당 시대전환도 민주당의 행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박광온 원내대표의 주4일제 검토를 환영한다고 전했다. 다만 맞벌이 부부에게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한부모 가정 등 국민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정훈 의원은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무 조건이 없이도 주4일제를 누릴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개선 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라면 당적과 상관없이 발 벗고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실 주4일제 또는 주4.5일제 도입 논의는 예전부터 있어왔다. 지난 20대 대통령선거에서 현재 야당 의원인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건 게 대표적이다. 앞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주4일제를 대표 노동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실노동시간 단축’ 추진을 약속하며 주4.5일제 도입을 장기적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21대 국회 입성 후 주4.5일제 실시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주4.5일제 도입방안 긴급 토론회’에서 “행복한 삶, 여유 있는 삶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라며 “앞으로 주 4일을 목표로 주 4.5일제를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 4.5일제 도입방안 마련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 4.5일제 도입방안 마련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휴식권 보장’ vs ‘생산성 감소’…주4일제 두고 시각차 존재

근로자들은 대체로 주4일제를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 2021년 8월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성인남녀 4155명을 대상으로 ‘주4일 근무제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83.6%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휴식권이 보장되고 워라밸 문화가 정착될 수 있어서(72.4%, 복수응답)’라는 대답이 가장 큰 이유였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 장시간 근로를 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발행한 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가운데 4번째로 많았다. 구체적으로 멕시코(2128시간)와 코스타리카(2073시간), 칠레(1916시간) 다음으로 이들 중남미 국가를 제외하면 한국의 노동시간이 제일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1년 기준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이 OECD 평균 수준으로 줄어들기 위해서는 평균 주간 노동시간을 3.8시간 정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과 경영계의 시각은 다르다. 지난 2021년 12월 사람인이 기업 279개사를 대상으로 ‘주4일 근무제(주당 32시간 근무)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42.7%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생산성이 감소할 것 같아서(45.4%, 복수응답)’라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경영계 역시 주4일제 또는 주4.5일제와 같은 근로시간 단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민주당이 맞벌이 부부를 대상으로 한 주4일제나 주4.5일제를 단기적으로 추진할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도입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여가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주4일제를 단기적으로 추진할지 또는 장기적으로 검토할지 정해진 게 없다. 아울러 당론 추진 여부에 관한 논의도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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