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현 의원 법안 반영률 ‘톱1’…이재명 의원 등 늦깎이 초선은 ‘전무’
대표발의 법안 많을수록 철회 많아
본회의 출석 ‘개근왕’ 초선서 3명…최재형·최영희·민형배 의원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국회법 제24조 -
4년마다 열리는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국회 개원식에서 자신의 이름이 적힌 선서문(국회법 제24조)을 읽는다.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에게 약속하는 의미에서다. 그리고 그 직무란 입법부란 명칭에 맞게 법을 만들고 바꾸는 일이다. 22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국회의원들의 지난 3년간 입법발의 현황을 들여다보고 과연 얼마나 직무에 충실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한스경제=김동수·김호진·박수연 기자] 국회의원을 ‘걸어 다니는 입법기관’ 또는 ‘헌법기관’이라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에 시행 중인 법을 손질하거나 새로운 법안을 발의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주요 활동 중 하나다.
때문에 정당에서는 각 의원의 대표발의 법안과 통과 실적 등을 다음 총선 공천심사에서 활용하기도 한다. 국민도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국회에서 발의된 무수한 법률안은 실제 법과 정책에 연결돼 국민 삶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5월 30일 임기를 시작한 21대 국회도 어느덧 마지막 1년을 남겨두고 있다. 특히 이번 국회는 20대 국회와 달리 초선의원 비율이 절반을 넘어 ‘새로운 정치’, ‘일하는 국회’를 바라는 국민 바람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초선의원들의 개혁 성향이 국회에 새바람을 일으킬지 기대감이 모인 것이다.
그렇다면 임기를 1년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초선의원들의 의정활동 성적은 어떨까. <한스경제>는 △대표발의 현황(3월 말까지) △법안 반영 비율(대안반영폐기 포함) △법안 철회 수(3월 말까지) △본회의 출석률(제404회 국회 1차 본회의까지) 등을 통해 지난 3년간 초선의원 156명의 의정활동을 되짚어 봤다.
◆ 21대 국회의원 2명 중 1명 초선…대표발의 민형배·윤준병·이종성 의원 ‘톱3’
국회에 따르면 21대 총 299명 의원 중 156명이 초선의원이다. 전체 중 과반이 넘는 52.17%가 21대에서 국회 첫발을 내디뎠다. 정당별로 비율을 따져보면 △더불어민주당 81명(51.92%) △국민의힘 63명(40.38%) △정의당 5명(3.21%) △기본소득당 1명(0.64%) △시대전환 1명(0.64%) △무소속 5명(3.21%) 등이다.
초선의원이 절반 이상 포진해 있는 만큼 이들이 지금까지 국회에서 대표로 발의한 법률안도 상당하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 임기 시작부터 지난달 말까지 국회의원들이 대표발의한 법률안은 총 1만8994건. 이중 초선 156명이 대표발의한 법률안은 1만71건을 차지했다. 정당별로 따져보면 △더불어민주당 5714건 △국민의힘 3459건 △무소속 600건 △정의당 241건 △시대전환 29건 △기본소득당 28건 순이었다.
초선의원 중 대표발의를 가장 많이 한 의원은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었다. 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총 273건으로 나머지 초선의원들을 가볍게 따돌렸다. 다음으로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243건으로 뒤를 쫓았다. 이밖에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173건)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146건) △무소속 양정숙 의원(142건)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 등 17명이 100건 이상의 법안을 대표발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표발의한 법률안이 한 자릿수에 그친 경우도 있었다. 구체적으로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3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4건) △국민의힘 박정하·이인선·김웅·최영희 의원(9건) 등이다. 다만 김웅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은 지난해 보궐선거를 치르고 국회에 첫발을 내딛거나 비례대표직 승계했다. 출발선이 늦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정활동에 시간적 제약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주철현 의원 법안 반영 비율 ‘톱1’…재·보궐 선거 등 늦깎이 초선은 ‘無’
법안을 많이 발의한다고 능사는 아니다. 실제 의원들이 대표발의한 법안들은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어야 빛을 볼 수 있다. 의원들이 발의한 대부분 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임기 만료로 폐기는 게 다반사다. 20대 국회에서도 총 2만1594건의 법안이 임기만료폐기 등으로 법률에 반영되지 않고 사라졌다.
21대 초선의원들이 대표발의한 법률안 중 법안에 반영된 비율(대안반영폐기 포함)을 살펴보면 40%대를 넘는 의원이 총 3명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이 43.59%로 가장 많았으며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41.86%),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의원(40.28%)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39.58%)과 천준호 의원(39.47%)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
법안 반영 비율이 전혀 없는 의원들도 있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재·보궐 선거 또는 비례대표직 승계로 국회에 처음 입성한 국민의힘 최재형·최영희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국민의힘 장동혁·임병헌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의겸·김한규·최강 의원도 같은 상황이다. 다만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대표발의와 함께 법안 반영 비율도 저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 초선 32.69% 법안 철회…대표발의 많을수록 회수도 많아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철회한 초선의원들은 총 51명(32.69%)이었다. 이 중 29명은 임기 동안 1건의 법안을 철회했으며 9명은 2건, 7명은 3건의 법률안을 회수했다.
가장 많은 법률안을 철회한 초선은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었다. 임 의원은 대표발의한 법안 중 총 10건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임기 동안 총 122건의 법안을 대표로 발의하고 이 중 35.25%가 법안에 반영되는 등 준수한 성과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철회한 대부분 법안 내용은 정신질환자의 직업선택의 자유 보장을 골자로 한다. 특정 업무 수행상의 위험과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정신질환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만 자격이나 면허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한 게 주된 내용이다. 국민영양관리법과 장애인복지법, 공중위생관리법 등 9개의 개정안이다.
또한 법률안 대표발의 수가 많은 초선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8건,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5건을 철회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두 의원은 각각 243건, 273건의 법안을 대표발의 했다. 법안 반영 비율은 19.34%와 10.62%로 조사됐다.
윤 의원은 산림조합·농업협동조합·수산업협동조합의 조합장과 주요 임원 임기가 연속해서 12년을 넘지 않도록 하는 각종 개정안을 발의한 후 회수했다. 민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 관련 개정안들을 발의했다 철회했다.
이 밖에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5건의 법안(대표발의 146건)을, 더불어민주당 강민정(105건)·김수흥(90건) 의원은 4건의 법률안을 철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 최재형·최영희·민형배 의원 본회의 ‘개근’…다양한 분야서 의정 활동 눈길
초선의원들의 국회 본회의 출석률은 어떨까.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에서 운영하는 ‘열려라 국회’에 따르면 21대 초선의원 중 3명이 국회 본회의에 ‘개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국민의힘 최재형·최영희 의원과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100% 출석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초선의원 69.23%에 해당하는 108명이 출석률 90%대를 보이며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초선 10명 중 7명 이상이 90% 이상의 출석률을 보인 셈이다.
출석률이 높은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펼치는 점도 눈에 띈다. 최재형 의원은 지난달 6일 아동복지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만 18세가 되기 전 소년원 송치 결정으로 18세를 넘어 퇴원하는 보호대상아동이 보호조치를 연장하고자 할 경우 25세까지 늘리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통해 소년원에서 나온 보호대상아동들의 안정적인 사회진출을 돕겠다는 취지다.
최영희 의원은 미용사 출신 비례대표인 만큼 해당 직역 중심의 법안을 내놓고 있다. 미용업 진흥과 미용사 양성, 자질향상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규제 중심의 공중위생법에서 분리 등을 담은 미용사법안이 대표적이다.
광주 광산구을을 지역구로 둔 민형배 의원은 5·18 관련 법안 정비에 적극 나서 관련법 총 13건 중 6개를 통과시켰다.
반면 60~70%의 낮은 출석률을 보인 초선도 있었다. 이들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 초선으로 가장 낮은 출석률을 기록한 인사는 정찬민 의원(64.46%)이었다. 정 의원은 제3자 뇌물로 구속된 상태다.
이용 의원은 결석 21회, 청가 11회를 사용해 출석률 73.55%에 그쳤다. 청가는 사고 등의 원인으로 회의에 출석하지 못할 때 그 사유를 적어 미리 제출해 휴가를 청하는 행위다. 황보승희 의원은 결석 7회와 출장 2회, 청가 20회를 사용해 76.03%의 출석률을 보였다.
이어 △조수진 의원(결석 15회·청가 12회) △엄태영(결석 11회·출장 4회·청가 12회)△하영제(결석 12회·출장 3회·청가 12회)의 출석률은 77.69%로 나타났다.
김동수·김호진·박수연 기자 kds32@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