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및 수출국 다변화 전략 강화에 도움"
[한스경제=성은숙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하나같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 눈치보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경제단체측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분명히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일관계 개선을 계기로 공급망 및 수출국 다변화 전략을 강화하고, 국내 기업의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30일 한국무역협회는 한일경제협회·일한경제협회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제23회 한일 신사업 무역회의'를 계기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한국 기업 187개사, 일본 기업 3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공개된 설문 결과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경우 응답 기업 중 63.6%는 한일정상회담이 자사 비즈니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정상회담 이후 △양국 기업인 간 인적교류 증가(60.4%) △대일(對日) 수출 증가(58.3%) △일본 내 영업·판매활동 개선(55.6%) 등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3개사 모두 한일정상회담이 자사 비즈니스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응답했다. 이와 함께 한국무역협회는 한국과 일본 간 교역은 양국의 경제규모와 인접 국가로서 기대되는 잠재력에 비해 상당히 위축됐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 결과도 내놨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10곳 중 약 8곳이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향후 일본과 경제 교류를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조사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지난 23일~24일 중소기업 3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한·일 경제협력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향후 일본과의 경제 교류를 확대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76.6%에 달했다.
◆ 경제단체 관계자 "중국에 편중된 공급망 문제 심각…한일 협력 시 효과 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일관계 개선으로 기대되는 수출 증대 효과를 지난 20일 발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우리나라의 수출구조가 한·일 관계 악화 이전인 2017년~2018년 수준으로 복원될 경우 국내 수출액이 연간 26억9000만달러(약 3조5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7일 일본경제단체연합회와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을 개최, 양국 경제협력 강화에 나섰다. 전경련은 경단련과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구축을 위한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마련하는 데 합의했다. 이날 BRT에는 양국 주요 경제인들 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했다. 전경련은 정부에 △한일 경제안보동맹 강화 △미래세대 교류 확대 및 양국 공동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 지원 △글로벌 룰 세팅에서 한일 협력 강화 △제3국 시장에서 협력 지원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의 '방한 일본인 관광객 증가의 국내경제 파급효과' 보고서를 인용, 한일 외교관계 복원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2012년 수준(342만3000명)으로 회복되면 국내 경제에 5조2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요즘 중국에 편중된 공급망 문제가 심각하다보니 한일 양국이 협력했을 때 경제적인 효과가 큰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일본과의 관계는 장기적으로 보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성은숙 기자 functi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