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애플페이를 속속 도입하며 소비자 대응에 나선 가운데 개인 자영업자들은 미온적 반응이다. 단말기 설치비용과 수수료 지불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혹한기를 보낸 만큼 어려운 경제 여건 속 애플페이 도입 결정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스타벅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형 프랜차이즈는 애플페이를 도입했다. SPC그룹 계열 브랜드 7000여매장은 애플페이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파스쿠찌 등이다. 멤버십 서비스 '해피포인트'를 자동 적립 기능까지 제공한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이마트 24제외)가 아닌 대부분의 업체에서는 애플페이 도입에 적극적이다. 롯데GRS, 맥도날드, KFC, 이디야커피, 투썸플레이스, 폴바셋, 도미노피자 등이 애플페이 결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애플페이 도입에 적극적인 이유는 사용층이 젊은 층인만큼 미래 고객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20∼30% 수준인데 이 중 절반이 20대 이하 고객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한 애플 이용자들에게 편리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애플페이 도입으로 분주하지만 개인 자영업자들은 미온적 반응이 대다수다. 실제로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에 따르면 자영업자 200명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애플페이 도입을 안 한다는 의견이 72%를 차지했다.
대형 프랜차이즈는 본사 차원에서 밴사와 계약을 맺고 저렴하게 단말기를 공급하거나 설치 비용을 각 점주에게 지원해줄 수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직접 설치해야 한다. NFC 단말기 설치 비용 20만 원가량에 각종 수수료 및 유지관리하는 추가 비용도 발생해 도입을 꺼리고 있다. 아직 현대카드만 가능한 점 역시 한계라는 지적이다.
건당 수수료 역시 자영업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애플페이는 삼성페이와 다르게 결제 건당 수수료가 붙는다. 이미 미국에선 건당 0.15%, 러시아에선 0.12% 정도의 수수료가 매겨졌다. 현대카드는 수수료율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국내에서도 애플이 0.10~0.15% 수준의 수수료를 요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아직 애플페이 결제 도입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일회성 장난감이 될지 대세가 될지 아직 알 수 없어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네이버 자영업자·소상공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도 애플페이 결제 도입 관련 의견 공유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단말기 교체 생각은 있지만 20만원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그렇고 현대카드만 결제되는 실정이라 망설여진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점점 페이류로 결제하는 손님이 늘어난다”라며 “당장은 아니지만 애플페이뿐 아니라 컨텍리스, QR 등 결제를 위해 단말기를 바꾸긴 해야 할 것 같다. 비용 부담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