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등 정식종목으로 선정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위해선 실질적인 지원해야"
제14회 대통령배 아마추어 이스포츠대회./문화체육관광부
제14회 대통령배 아마추어 이스포츠대회./문화체육관광부

[한스경제=성은숙 기자] 새 정부 출범 이후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연일 게임산업 진흥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e스포츠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e스포츠 선정종목에 대한 정부 지원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스포츠의 저변을 확대하려면 업계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체부 장관은 현행법 'e스포츠(전자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e스포츠법)' 등에 의거해 한국e스포츠협회를 e스포츠 종목선정 기관으로 지정, 그 선정결과를 매년 공고하고 있다. 

종목선정 기관인 한국e스포츠협회는 종목사들로부터 심의 신청을 받고 일정한 절차를 거쳐 심의를 진행한다. 

e스포츠 종목은 종목선정 심의를 통해 정식종목과 시범종목 등의 등급으로 구분된다.  

시범종목은 e스포츠의 적격성은 인정 받았으나 현재 저변 및 환경이 미비해 정식 종목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평가 후 재심의를 받아야 하는 종목이다.  

2023년 정식종목으로 선정된 종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EA SPORTS FIFA 온라인 4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발로란트 △서든어택 △클래시 로얄 △A3: 스틸얼라이브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 2 △크로스파이어 △이터널리턴 등 총 13개다. 

정식종목으로 선정된 e스포츠 종목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e스포츠산업지원센터 등으로부터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문체부와 한국e스포츠협회에 따르면 e스포츠 정식종목 선정시 제공되는 지원에는 △e스포츠 선수 등의 비자 취득을 돕는 고용 추천서 발급 △지자체, 한국e스포츠협회 주최·주관 대회 개최시 선정종목 우선 고려 △'조세특례제한법' 등 개정에 따른 e스포츠 게임단 창단 및 운영 기업에 세제 혜택 등이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종목으로 선정됐을 때 해당 종목이나 종목사에 대한 지원 내용이 명시적으로 된 건 아니다"면서 "종목이나 종목사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e스포츠법과 한국e스포츠협회의 'e스포츠 종목선정 심의규정'에는 종목선정 기준 및 절차 등에 대한 내용은 있지만 선정된 종목이나 종목사에 대한 지원 내용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해 e스포츠 업계 일각에선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e스포츠협회 등에서 진행하는 e스포츠 대회의 종목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하지만 잘 알려진 리그가 아니다보니 이점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면서 "다만 리그를 운영하는 종목사로서 e스포츠 종목으로 인정 받는 걸 굳이 하지 않을 이유도 없기 때문에 심의신청 공문이 내려오면 호응하는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리그 운영에 따른 제반비용이 많이 드는데 리그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때문에 운영적 측면에서 도움을 주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비용지원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며 "현재 프로 리그를 무리 없이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는 종목사가 몇 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간한 '2022 이스포츠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종목사들은 투자금을 오히려 늘리고 있다. 

종목사 투자와 매출 금액을 포함한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020년 1642억5000만원에서 2021년 1496억8000만원으로 8.8% 가량 줄었지만, 종목사들의 투자액은 2020년 731억3000만원에서 2021년 838억8000만원으로 약 14.7%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종목사들의 투자액 가운데 약 192억원(22.9%)은 선수 및 게임단에 쓰였다.

한국e스포츠협회측은 이같은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스포츠 종목으로 지속 유지될 수 있을 만한 저변과 환경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게임물을 종목으로 선정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적인 지원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 정식종목으로 선정된 게임물들의 종목사들은 e스포츠에 깊은 뜻을 갖고 투자나 마케팅을 많이 하는 곳들인데다 자체적으로 리그를 잘 운영하고 있다"면서 "물론 리그 운영 등으로 수익을 내는 것은 다른 문제지만, 운영비 측면에서 걱정을 할만한 부분이 있을까"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업계와 협회 간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김기한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는 "국내 e스포츠 산업이 강한 자생력을 갖춰야 글로벌 콘텐츠로서 경쟁력이 생긴다"면서 "우리나라의 리그, 토너먼트, e스포츠 팀이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한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은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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