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나신평 "올해도 신용등급 하방압력 확대"
지난해 말 기준 긍정적 전망 28건, 부정적 전망 40건
37개업종 중 16개업종 기업 전년 대비 실적 하락 전망
"투기등급, 단기간 내 급격한 하향압박 가능성 커"

[한스경제=김성욱 기자] 국내외 경제불황 심화 등으로 인해 국내 기업 신용도가 부정적인 방향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투자등급과 투기등급 간 차별화가 심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나이스신용평가는 '2022년 신용등급 변동현황 및 2023년 방향성'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나신평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등급전망 분포는 긍정적 전망 28건(Positive 28건), 부정적 전망 40건(Negative 38건, 하향 Watch 2건)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P/N배율은 0.70배로 2021년 말 0.82배에 비해 부정적 전망 우세가 커진 상태다. 

금융부문에서 긍정적 전망은 6개사, 부정적 전망은 5개사로 긍정적 전망이 우위지만, 2021년 말(긍정적 전망 11개사, 부정적 전망 4건)에 비해 긍정적 전망이 크게 줄었다. 

자료 = 나이스신용평가
자료 = 나이스신용평가

비금융업종은 등급전망은 긍정적 22개사, 부정적 35개사로 부정적 전망이 우위다.

특히 투기등급에서 부정적 전망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상황이다. 투자등급 P/N배율은 1.0배, 투기등급 P/N배율은 0.35배로 투기등급에서 부정적 전망이 절대적으로 많은 상태다.

부정적 전망을 받은 비금융업종은 주로 중소형 자동차부품(4건)과 의류/OEM기업(5건), 건설(3건), 소매유통(3건), 석유화학(2건) 등이다. 

자동차부품과 의류산업은 대부분 투기등급의 중소기업으로 포진돼 있어 열위한 전방교섭력과 브랜드력으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운전자금과 투자 소요가 현금흐름을 제약하고 있으며 고금리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도 부담 요인으로 가중되고 있다.

건설과 석유화학산업은 주택시장 위축, 역내 석유화학제품 공급 증가와 수요 둔화 등으로 인해 업황이 크게 저하된 상태다. 

건설산업은 미분양물량 증가에 따른 현금흐름 약화와 PF우발채무 및 기존 차입금의 차환위험 확대가 주요 위험요인이다. 석유화학산업은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실적 하락이 커진 가운데 다수의 석유화학사가 사업 및 제품 다각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증가한 재무부담의 관리 수준이 신용도의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소매유통기업은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부족과 소비성향 변화에 따른 경쟁력 저하 등 개별 요인에 의한 사업안정성 저하가 부정적 전망 부여의 주된 이유다.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매유통산업의 성장성이 저하될 것으로 보여 업종 전반의 신용등급 하방성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나신평의 판단이다.

자료 = 나이스신용평가
자료 = 나이스신용평가

나신평은 또 올해 산업환경이 전년과 비교해 상당 수준 저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신평은 8개 금융업종 중 6개, 29개 비금융업종 중 10개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실적이 2022년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해 신용도의 부정적 방향성이 심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경화 나신평 연구위원은 "실적 저하가 신용도의 조정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 금리 인상 및 유동성 위험, 부동산경기 하강 및 PF 부실화 가능성, 인플레이션과 고환율 등 기업을 둘러싼 위험요인이 여느 때보다 예측불가하고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는 기업 신용도가 부정적인 방향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나신평은 이러한 거시환경의 부정적 영향은 투자등급과 투기등급에서 차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산업 내 양호한 경쟁지위와 환경 대응력, 재무역량을 갖춘 투자등급 기업은 신용도에 부정적인 요인을 일정 수준 통제 또는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면 투기등급 기업은 실적 저하가 재무위험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자금조달 환경의 악화에 대한 대응력도 취약해 단기간 내 급격한 하향압박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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