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중국 바이오 기업과 1200억원대 기술수출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하고 있는 통풍 치료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통풍 신약 후보물질 ‘에파미뉴라드’의 글로벌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JW중외제약은 다음 달 9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2023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해 에파미뉴라드의 기술수출을 추진한다.
에파미뉴라드 기술수출은 중국을 제외한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JW중외제약은 지난 2019년 심시어제약과 중국(홍콩, 마카오 포함) 시장에 한해 개발 및 판매 권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에파미뉴라드는 URAT1(uric acid transporter-1)을 억제하는 기전의 요산 배설 촉진제다. JW중외제약은 고요산혈증으로 인한 통풍질환에 유효한 신약으로 개발 중이다. 지난해 3월 종료된 국내 임상 2b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 확인 후 현재 신장애 환자까지 투약 대상을 확대하기 위한 임상을 마치고,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5일 중국 바이오 기업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이하 이노벤트)에 자체 개발 통풍신약 ‘티굴릭소스타트’ 중국 개발 및 상업화 독점 권리를 기술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9550만달러(약 1240억원) 수준이다. LG화학은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1000만달러(약 130억원)를 확보했으며,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최대 8550만달러(약 1113억원)를 순차적으로 받는다. 상업화 이후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별도로 받는다.
티굴릭소스타트는 요산 생성 효소 ‘잔틴 옥시다제(XO, Xanthine Oxidase)’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현재 3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진행한 2상에서는 티굴릭소스타트 50mg, 100mg, 200mg, 위약(가짜약) 등 총 4개군과 대조군(통풍 치료제 ‘페북소스타트’) 구분해 진행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확인했다.
JW중외제약과 LG화학의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면서 국산 통풍 신약 탄생 여부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은 체내에서 생성된 요산이 소변 등을 통해 배출되지 않고 쌓여 발생하는 대사질환이다. 혈액이나 관절액 내 요산이 결정 형태로 남아 연골이나 관절 주위 조직, 피하조직 등에 침착돼 염증과 통증을 동반한다. 요산의 배출이 원활하지 못한 ‘배출저하형’ 통풍과 체내에서 요산이 일반인보다 많이 생성되는 ‘과다생성형’ 통풍으로 구분되는데, 배출저하형이 전체 통풍 환자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통풍 환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식습관의 서구화 등의 영향으로 젊은 층의 발병률도 매우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39만 5154명이었던 국내 통풍환자는 지난해 49만 2373명으로 늘었다. 특히 30대 이하 환자는 같은 기간 9만 918명에서 13만 150명으로 무려 43.2%나 뛰었다.
그러나 현재 통풍 치료제 대부분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해 안전한 대체약물에 대한 환자 니즈가 크다. 실제로 1960년대 개발된 ‘알로푸리놀’는 심각한 피부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위험 인자인 ‘HLA-B*5801’ 유전자 보유율이 한국인은 약 12%에 달해 사전 유전자 검사 없이는 국내에서 처방이 쉽지 않다. 또한 동남아시아인 7.4%, 아프리카계 미국인 3.8%으로 백인(0.7%)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수치를 나타낸다.
또 다른 통풍 치료 성분인 ‘페북소스타트’는 200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지만, 심혈관 질환 유발 등의 부작용 문제가 제기되면서 FDA는 1차 치료제에서 제외했다.
통풍은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분야인 만큼, 성장 속도도 빠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 뷰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통풍 치료제 시장은 약 3조원 규모로, 3년 후인 2025년 약 10조원까지 성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통풍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병인 만큼 시장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국산 신약 후보물질들이 임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고,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