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 시행군 vs 비시행군, 생존율 차이 없어
한양대병원 차치환 교수팀, 70세이상 유방암 수술환자 3000명 생존율 분석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선임기자] 과거에는 유방암이 진단된 상당수 환자에서 유방 부위의 수술과 동시에 겨드랑이 림프절의 상당 부분을 제거하는 ‘림프절 곽청술’을 시행해 왔다.

차치환 교수/제공=한양대병원
차치환 교수/제공=한양대병원

하지만 2010년 미국 종양외과 연구자학회의 ‘Z0011’연구가 발표된 이후에는 겨드랑이 림프절에 1~2개 암전이가 발견되더라도 ‘림프절 곽청술’을 시행하지 않고, 작은 절개창으로 1~3개 정도의 림프절 조직검사를 통해 전이 여부를 판별하는 ‘감시 림프절 생검술’을 시행하는 것이 표준 술기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감시 림프절 생검술’도 일부 환자에서는 수술 상처 감염, 장액종이나 출혈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생검술을 위해서는 겨드랑이 부위에 추가적인 절개가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의 유방암 환자 중 임상적으로 전이가 의심되지 않는 환자는 표준 술기처럼 여겨지는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을 시행하지 않아도 시행한 환자와 생존율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양대병원 외과 차치환 교수팀(교신저자 정민성 교수)은 한국유방암학회 등록사업위원회 빅데이터를 이용해 2005~2014년 우리나라 70세 이상 유방암 수술 환자 3000여 명의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에 따른 생존율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을 받은 군과 받지 않은 군의 생존율은 차이가 없었다.

진단 당시 임상적으로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지 않는 708명의 환자들을 3대1 성향 점수 매칭을 시행해 비교했으며,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림프절 곽청술 및 감시 림프절 생검술)을 시행한 531명의 생존율과 시행하지 않은 177명의 생존율 간에 통계적인 차이점이 없음을 밝혀냈다.

또한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을 시행하지 않은 유방암 환자의 5년 후 사망률도 3.3%로 매우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차치환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30%가 70세 이상 고령의 유방암 환자이지만, 고령 환자에서 유방암 수술에 따른 합병증을 낮추는 임상 연구는 거의 없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70세 이상 고령의 유방암 환자 중 임상적으로 전이가 의심되지 않는 환자에서는 선별적으로 겨드랑이 ‘감시 림프절 생검술’을 시행하지 않아도 5년 생존율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고령의 유방암 환자 중 일부에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겨드랑이 수술 자체를 생략하는 ‘맞춤형 수술 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 최근호에 실렸다.

◇ 감시 림프절 생검술= 수술 전 유두 부근에 방사선 동위원소를 주사하고, 동위원소가 가장 많이 보인 감시림프절의 위치를 찾아 조직 검사를 의뢰한다. 겨드랑이 부위에 작은 절개창을 내고, 이를 통해 대개 1~3개 정도의 림프절을 제거함과 동시에 조직 검사를 통해 전이 여부를 판별한다.

◇ 성향 점수 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 비교되는 두 집단(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의 연구대상을 임의로 (random) 할당할 수 없는 유사실험설계(quasi-experiment design) 상황에서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방법의 하나로 성향점수를 산출해 짝짓기를 실시하는 방식이다(Kim & Baek, 2016).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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