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금융권 최초' 디지털공급망 플랫폼 구축
우리금융, 디지털 유니버설뱅크 전환 위해 조직 개편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시중 주요 은행들이 하나의 슈퍼앱을 통해 은행·보험·카드·증권과 같은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뱅크'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손바닥 금융 생활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금융사의 플랫폼 발전에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은행권의 디지털 유니버설뱅크 구축은 더욱더 빨라질 전망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금융권 최초로 디지털 성과를 공유하는 '디지털 데이'를 통해 유니버설 뱅크로의 전환을 천명했다.
신한금융은 ‘신한 유니버설 간편 앱’을 통해 은행·보험·카드·증권 등, 업권별 경계를 넘어 ‘원신한(One-Shinhan)’의 관점에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끊어짐 없이(Seamless)'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조 회장은 "업종 간의 경계가 낮아지고 온·오프라인의 구분도 사라진 빅블러 시대에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고객 관점으로 제공하기 위해 그룹의 디지털 역량을 ‘신한 유니버설 간편 앱’에 담겠다"며 "일상의 핵심적인 금융 니즈는 ‘신한 유니버설 간편 앱’을 통해 이용하면서 그룹사 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투포지션(Two–Position)’ 전략을 통해 ‘신한 디지털 유니버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주도 아래 신한금융은 내년 여름 '신한 유니버설 간편앱'을 출시될 예정이다.
우리은행 역시 금융권 최초로 디지털 공급망 플랫폼을 선보이며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구축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9월, 공급망 관리와 금융 서비스가 연계된 디지털 공급망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를 출시했다. '원비즈플라자'는 구매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별도의 비용 없이도 구입 업무를 수행하고 협력사와 실시간을 협업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이다.
기업들은 원비즈플라자를 통해 수작업과 정보 탐색에 의존하던 기존의 구매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반 전자구매 서비스를 활용, 좀 더 편리하고 투명한 업무 수행이 가능해졌다.
우리은행은 "원비즈플라자를 기반으로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등 그룹사의 다양한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를 구축할 계획으로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업할 것이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0일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추진에 선제적으로 마련할 중요한 과제가 데이터·AI 활용 방안임을 파악하고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데이터·AI 사업 총괄 조직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지주사와 은행의 원팀 조직 체제하에서 사업과제를 기획부터 실행까지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하나금융그룹도 하나은행의 모바일앱 '하나원큐'를 통해 관계사들과 연계를 통해 은행은 물론 증권, 카드, 보험 등 금융과 비금융을 통합한 서비스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원큐'는 하나금융그룹 관계사들과 연계를 통해 주식 거래, 보험 진단, 카드 거래 등 다양한 금융 거래를 SSO (Single Sign On·한 번의 로그인으로 여러 개의 서비스 이용)로 별도의 앱 다운로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한 번의 로그인으로 주식을 추천받고 해외주식 매입도 가능하다. 또한, 가입한 보험을 분석하고 부족한 보장을 추천받을 수 있으며 카드내역 조회와 카드 신청이 가능해 그룹 금융관계사의 거래를 모두 ‘하나원큐’에서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지난 10일, 고객 편의성 증대와 종합금융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모바일 앱인 '하나원큐'의 서비스를 전면 개편해 초개인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KB국민은행도 고객 중심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KB금융 계열사의 금융·비금융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고 개방형 종합금융플랫폼화 및 빅테크 수준으로의 서비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KB스타뱅킹 하나로 KB금융그룹의 7개 계열사 플랫폼 회원가입 기능을 제공해 앱 이탈없이 한 번에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KB스타뱅킹은 KB금융그룹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확장형 종합금융플랫폼으로서 고객에게 토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증권의 ‘Easy 주식 매매’ 서비스, KB국민카드의 ‘KB Pay 간편결제’, KB손해보험의 ‘스마트 보험금 청구’ 등 계열사의 주요 서비스 및 콘텐츠(부동산, 자동차, 헬스케어 등)를 연계해 원스톱(One-stop) 이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최근 KB스타뱅킹 개편을 통해 KB증권의 ‘해외주식 소수점매매’, ‘공모주 청약’,- KB손해보험의 ‘미니보험(하루운전자보험 등)’, KB생명보험의 ‘연금보험’ 등 41개의 서비스를 추가해 총 72개 계열사 업무를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 시중은행의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로의 전환은 더욱 가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소비자가 금융사의 플랫폼(앱)을 통해 은행·보험·카드·증권 등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통해 은행이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부수업무의 해당 여부를 유연하게 해석하고, 통합앱을 통해 보험·카드·증권 등 계열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시중은행은 빅테크·핀테크와 공정한 경쟁은 물론 플랫폼 내에서의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 제공은 물론, 고객의 사전 동의를 받은 경우, 계열사간 고객 정보 공유도 가능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권에 엄격하게 적용됐던 부수업무 규제가 개선되면서 사실상 금융업권 간은 물론 업종간 경계가 사라지게 됐다"면서 "향후 은행권은 슈퍼앱의 진화를 통해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완성도를 더욱 높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