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슬기 기자] 홈쇼핑 업계가 올 3분기에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엔데믹으로 오프라인 채널에 밀리고, 늘어난 송출수수료에 치이면서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경제불황으로 소비심리 위축 현상까지 더해지며 '위기론'도 대두된다. 다만 각 사마다 취급고가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지만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한 타개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홈쇼핑3사(GS샵·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 3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GS샵의 영업이익은 26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49% 줄었다. CJ온스타일의 상황은 조금 심각하다. 영업이익 57억원으로, 전년대비 78.8% 감소했다. 롯데홈쇼핑은 21억원으로 10.5% 줄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3분기 자회사 현대렌탈케어 흑자전환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홈쇼핑 부문만 별도로 보면 영업이익이 292억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1.5% 감소했다. 
 
취급고 상황은 다소 긍정적이다. 취급고는 홈쇼핑에서 판매된 제품 가격의 총합으로, 시장점유율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CJ온스타일은 자체브랜드 취급고가 12.5% 증가했다. 하지만 TV취급고는 전년 동기 대비 11.8% 감소했다. 롯데홈쇼핑은 전년대비 4.4% 늘었으며 현대홈쇼핑은 5.0% 증가했다. 반면 GS샵은 전년대비 1.0% 소폭 감소했다. 
 
홈쇼핑 업계 실적악화의 원인은 송출수수료다. TV영향력이 감소하고, 온·오프라인 채널에 밀리는 등 경쟁력이 점점 약화되는 가운데 송출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잇다. 실제로 2021년 TV홈쇼핑 7개사 영업이익은 6020억원으로 2020년보다 19.1% 줄었으나 송출수수료는 1조8074억원(2020년 1조6750억원)으로 8.1% 늘어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난달 열린 '홈쇼핑 규제 개선과 산업 발전'에서 소비자층 확대를 위한 업계의 다양하고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정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제품의 성분·원재료·리뷰까지 꼼꼼히 검색한 뒤 구매하는 적극적·능동적 소비자가 늘어나는 트렌드를 고려해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며 "X세대(1970년대생) 뉴시니어 고객을 기반으로 하되 라이브커머스에 가장 친숙한 Y세대(1980년대생)를 공략해 고객층을 확대·흡수하는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계 역시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중이다. 수익성이 높은 고마진 PB브랜드 론칭과 차별화된 콘텐츠 커머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GS샵은 최근 PB패션 브랜드 '쏘울'의 새로운 모델로 한혜진을 발탁하며 브랜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또 라이브커머스 채널 '샤피라이브'에서는 사전 물량 확보, 선주문·후생산 상품 등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고객 니즈에 대응하고 나섰다. 이보다 앞선 6월에는 빠른결제 서비스 'GS페이' 오픈을 통해 결제 편의성을 높였다. 
 
CJ온스타일은 뷰티, 건강기능식품 등 상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패션 성수기 시즌에 적극 대응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 엔터테인먼트 부문과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 커머스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라이브 커머스 프로그램의 TV 라이브 송출 등 모바일과 이커머스, TV를 잇는 원플랫폼 전략에 시동을 건다. 
 
롯데홈쇼핑은 업계 최고 수준의 물류 인프라를 통해 고객 맞춤 배송 서비스를 구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경기도 이천에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도입한 물류센터를 오픈 했다. 시간당 8000박스 출고가 가능해 기존보다 출고 물량이 3배 이상 증가해 처리 시간은 절반 가량 줄어든다. 이를 통해 서비스 개선은 물론 물류 운영 비용 효율화도 가능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 개선과 다양한 고객층 확대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무엇보다 송출수수료가 가장 큰 고민인 만큼 이와 관련한 정책적 개선방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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