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카드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개선됐지만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한 소비심리는 위축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조달비용 리스크도 커지고 있는 점은 카드사들의 올해 사업 마무리에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월 31일,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한 2022년 3분기 카드승인실적 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285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15.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인 건수 역시 67억 7000만건으로 11.6%가 늘었다.
다만 2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증가세는 다소 꺾였다. 승인금액을 보면 지난 2분기는 지난 분기 대비 31조 7000억원이 증가했지만, 3분기에는 4조 8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신협회는 숙박·음식점업 매출 회복 등 내수 개선과 함께 입국·출국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는 것에 힘입어 카드 실적이 증가세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통계청 한국표준산업분류 차원에서 볼 때 소비자의 소비생활과 관련성이 높은 8개 업종 모두가 지난해 3분기에 비해 증가세를 보였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회식, 여행 등의 증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2%가 증가했다. 운수업도 87.5%가 늘었다. 이는 여행사 등의 매출 회복에 힘입어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도 39.4% 증가했기 때문이다.
개인 카드의 경우 승인금액은 232조 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6%, 승인건수는 63억 8000만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11.6%가 증가했다. 법인카드 역시 증가세를 유지했는데 금액은 53조 3000억원으로 22.0% 늘었으며 건수는 3억 9000만건으로 11.0%가 증가했다.
이처럼 카드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개선됐지만 카드사의 미래는 밝은 것은 아니다. 이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물가 상승 등이 여전한 가운데 소비심리는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2021년 9월 기준, 103.7이었지만, 2022년 9월 기준에는 9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주요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의 성적표도 마찬가지다. 이는 미래 리스크 대비를 위한 충당금 적립규모와 자금조달비용 증가, 늘어난 영업비용 등이 주 원인이다. 더욱이 빅테크를 필두로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카드사의 입장에선 미래 계획을 위한 투자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특히 카드사의 조달구조가 대부분 회사채(여전채)란 점은 최근의 금리 상황에서 타격이 크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9월 23일 기준, 여전채 금리는 5.34%로 지난 8개월 동안 2.59%p가 증가했다. 업계에선 여전채 금리 1%p 상승하면 비용 1800억~2000억원 가량이 추가되는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카드사들의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향후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도 거둘 수 없다. 가령 DSR 규제로 인해 현금서비스 수요가 폭증할 가능성을 꼽을 수 있다. 카드론과 달리 현금서비스는 DSR 규제를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알려져 있는 것처럼 카드론에 비해 현금서비스는 최고금리 고객 비중이 높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일종의 단기대출인 현금서비스를 최고금리로 이용하는 회원 비중은 지난 7월 말 기준 평균 61.5%에 달한다. 결국 그만큼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박종훈 기자 plisilla@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