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용재 기자] 폴란드의 첫 원자력발전소 건설 1단계 사업자에 미국 업체인 웨스팅하우스가 선정됐다. 사업 수주를 놓고 경쟁을 펼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고배를 들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28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및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과 회담 뒤 우리의 원전 프로젝트에 안전한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이용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부 유럽을 중심으로 안보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내려졌다.
그랜홈 장관은 “폴란드 총리가 미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를 400억달러 규모 원전 건설 1단계 사업자로 발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는 대서양 동맹이 우리의 에너지 공급을 다변화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며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것에 대항하는 데에 하나로 뭉쳐있다는 것을 러시아에 보여주는 선명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은 6∼9기가와트(GW) 규모의 가압경수로 6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한수원‧웨스팅하우스‧프랑스 EDF 등 3곳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그간 수주에 공을 들여온 폴란드 원전을 안보 논리를 앞세운 미국에 내준 셈이 됐다.
웨스팅하우스는 앞서 경쟁자인 한수원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에서 지식재산권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21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한국전력과 한수원의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에 자사의 기술이 이용됐다면서 한국형 원전 수출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국내 원전 업계는 폴란드 원전 1단계 사업에서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라 웨스팅하우스와 한수원의 공조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현재 독자적인 원전 시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고, 한국은 효율적이고 규격화된 원전 건설 경험이 풍부하고 가격 경쟁력도 훨씬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기준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는 1kW(킬로와트)당 3571달러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 밖에 폴란드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한수원은 오는 31일 서울에서 폴란드전력공사(PGE), 폴란드 민간 에너지기업 제팍(ZEPAK)과 폴란드 패트누브 화력발전소 부지에 원전을 짓는 폴란드 원전 2단계 사업에 대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할 계획이다.
최용재 기자 dragonj@sporbiz.co.kr
관련기사
- 한-핀란드, 고준위 방폐물 정책협력에 맞손
- 산업부, 지자체와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활성화’ 간담회
- 한수원, 디지털트윈 산학연 기술교류 워크숍 개최
- 에너지기술혁신 글로벌 네트워크 확충
- 한수원, 디지털트윈 산학연 기술교류 워크숍 개최
- 한수원, 원전해체연구소 착공...원전 해체·생태계 육성 지원
- 한국형 'APR1400' 원전, 폴란드 수출 신호탄 터졌다
- 무역수지, 7개월 연속 적자...수출증가율 24개월만에↓
- "원전 10기 수주 목표"...한수원, 팀코리아 공동협력협의회 개최
- 한수원, 폴란드 신규원전 부지조사 착수...“긴밀한 협력으로 성과 만들 것”
- 美정부, 한수원 '체코 원전 수출'에 제동…수출신고 반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