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이예은]전북 전주의 '얼굴없는 천사'가 2000년에 처음 시작한 선행을 올해도 이어가며 17년째 훈훈한 감동을 안겼다.

전주시 덕진구 노송동 주민센터에는 28일 오전 한 중년 남성이 전화를 걸어왔다. 이 남성은 "주민센터뒤 화단의 나무 밑에 성금이 있으니 가져 가시고 어려운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써 주세요"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화단에서 발견된 지폐와 돼지저금통 안의 돈을 집계한 결과 5만원권 940장, 1만원권 300장, 동전 500원짜리 234개, 100원짜리 967개, 50원짜리 53개, 10원짜리 159개 등 모두 5021만7940원이었다.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주민센터에 보낸 뒤, 지난해까지 16년째 17차례 익명 기부를 계속했다. 2002년에는 기부를 두 번이나 하기도 했다. 올해 기부금까지 합치면 모두 4억9785만9500원에 달한다. '

상자 안에는 편지에는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든 한 해였지만 우리에게는 희망이라는 선물이 있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쇄돼 있었다. 

전주시는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얼굴없는 천사의 비’를 세워 그의 뜻을 기리고 있다. 

이예은 기자 digitalnews@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