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훈 기자] 1금융권과 금융 공공기관 노조를 중심으로 한 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융산업노조(위원장 박홍배)가 16일 총파업을 단행했다. 이는 지난 2016년 9월 23일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16일 오전, 금융노조 조합원 1만 5000여 명은 세종로사거리에 모여 2022년 전국 금융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본 집회 이후 금융노조 조합원들은 용산 대통령 사무실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4월 19일 금융 노사는 상견례를 시작으로 7월 말까지 네 차례 대표단 교섭과 18차의 실무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에 교섭 결렬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도 중기 결정이 내려졌으며, 금융노조는 8월 19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가 93.4%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시켰다.
2022년 임단협의 주요 안건인 임금 인상률은 노조측이 5.2%, 사측이 1.4%로 간극이 크지만,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핵심 쟁점으로 보기 어렵다. 금융노조는 금융공공성 사수를 위해 ▲점포폐쇄 중단 ▲공공기관 혁신안 폐기 ▲관치금융 철폐 ▲금산분리 완화 반대 ▲적정인력 유지 ▲국책은행 지방이전 저지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근로시간 단축(주 4.5일 근무제 1년 시범 실시) ▲점포폐쇄 시 사전 영향평가제도 개선 ▲임금피크제 개선 ▲금융 공공기관 혁신안 중단 ▲산업은행법 개정 전까지 산은 부산 이전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 인상률의 경우, 당초 노조의 최초 요구안이 6.1%였다. 하지만 금융노조는 한국은행의 물가상승률 전망을 근거로 5.2%로 조정했으며 이를 감안하면 교섭의 여지가 있다고 하겠다.
금융노조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 등을 고려해 소폭의 임금 인상률을 받아들인 바 있다. 이에 지난 2020년에는 1.8% 인상분의 50%는 소상공인 보호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온누리상품권 등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50%는 용역, 파견노동자 노동조건 개선과 취약계층 지원 및 실업대책을 위한 연대기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또한 2021년에는 10차례 이상 교섭과 중노위 조정을 거쳐 2.4% 임금 인상률에 합의했다. 이에 임금격차 완화를 위해 저임금 직군에 기준인상률 이상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2020년 연대임금 출연 취지를 감안해, 코로나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및 청년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론은 상대적으로 고임금 직종으로 알려져 있는 은행권 노동조합의 총파업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 역시 크게 위축된 상태다.
특히 올해 금융노조 총파업의 핵심 이슈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 저지를 비롯한 금융 공공기관 이슈로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한 조합원들의 관심이 다소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
[BOX 인터뷰]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총파업을 이틀 앞두고 기자회견 후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대대표 교섭에 들어갔다. 막후서 교섭은 진행되고 있나?
서로 입장차만 확인했으며 사용자측은 파업을 진행하면 2.0% 임금 인상률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무엇보다 문제는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그나마 지금까지 이어져왔던 노사정 논의 채널이 올스톱 상태라는 것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물론, 금융위도 마찬가지로 복지부동하고 있다. 정권의 입장이 이러하니 사용자측도 교섭에 더욱 미온적인 것이다.
[BOX 인터뷰] 조윤승 산업은행지부 위원장
산업은행 부산 이전 이슈는 초미의 관심사인데 현재 상황은?
총파업 당일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항의해 노동조합이 본점 입구에서 농성을 시작한지 101일차다. 산업은행 본연의 역할을 감안하면 부산 이전은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정책이다. 조합원들은 물론, 산업은행 전 구성원이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로 이전 이슈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다. 노동조합은 반드시 이를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이 결정한 바라 이를 한시바삐 이행해야 한다는 산은 회장의 기자간담회 발언은 전 산업은행 구성원들의 맥이 풀리게 하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총대를 메기로 했으면서 권력자에게 다시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며 조합원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나.
박종훈 기자 plisilla@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