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일반 통계 비해 보험가입자 대상 의미 있는 '핀셋' 빅데이터 분석
/한화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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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최근 십여 년 사이 여성암 보험금 지급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당 실손보험금 지급액이 큰 것을 감안하면 의료비용 부담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한화생명 데이터애널리틱스팀(DA팀)이 2011년부터 2021년 사이 암 보험금을 지급한 300만건을 분석한 결과 이와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암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균수명까지 생존할 때 3명 중 1명이 걸린다고 할 만큼 흔한 질병이다. 이번 한화생명의 빅데이터 분석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통계와 달리, 실제 질병 발생 위험이 높은 중장년층이 주 고객층인 만큼 좀 더 디테일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선 암 발병 고객 수와 지급보험금 규모는 코로나19로 인해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증가폭이 주춤했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0년 3만 4052명이던 한화생명의 암 보험금 지급 고객 수는 2021년 5만 6138명을 기록하며 62.7% 증가했다. 이와 비례해 지급 금액 역시 55.0%가 늘어 2021년 기준 8770억원에 달한다.

2021년 한 해 동안 가입자에게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유방암(26.0%)이었다. 두 번째는 갑상선암(22.5%)이고 대장암(10.7%)과 위암(10.4%)이 뒤를 이었다.

이는 국가암등록통계의 2019년 발병순위와 차이를 보인다. 당시는 갑상선암(15.4%)과 폐암(15.2%), 위암(14.9%), 대장암(14.7%) 발병 수가 많으며, 유방암은 12.6% 수준이었다.

이는 보험고객의 연령대별·성별 주력층이 누구임을 잘 보여준다. 40~50대 여성고객의 보험금 청구 비중이 높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유방암과 난소암, 자궁암 등 여성암 환자는 최근 10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만혼과 고령 출산 등의 최근 추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암 보험금 지급 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방암은 최근 10년간 지급 건수가 2.1배 늘었다. 이는 전체 암 기준으로 약 1.6배가 늘어난 것과 차이를 보인다.

같은 시기 난소암도 1.9배, 자궁암도 2.4배 증가하며 평균치를 뛰어넘고 있다.

유방암학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유방암 발병률 증가는 서구화된 식생활, 비만,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모유 수유 감소,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이 원인으로 꼽힌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노출이 유방암 위험을 높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생명의 실손보험금 지급액을 분석해 보니 이와 같은 여성암은 의료비도 부담인 것으로 확인됐다.

난소암의 인당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2011년 695만원에서 2021년 1521만원으로 2.2배 증가했다. 자궁경부암은 1.6배, 자궁암은 1.5배, 유방암은 1.4배로 늘었다. 이는 전체 암 기준으로 약 1.3배 수준임을 감안하면 훨씬 상회하는 숫자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공단에서 보장하는 금액을 제외한 실제 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이는 결국 고객이 부담하는 실제 의료비라는 의미다.

실손보험금 연간 지급액 평균을 보면 앞서 난소암을 제외하고 유방암이 1051만원, 자궁암 943만원, 자궁경부암 753만원 등으로 나타난다. 이는 전체 암의 인당 실손보험금 지급액이 연간 729만원인 것에 비하면 높다. 

남성의 경우엔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전립선암 발병률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60대는 2011년 231명에서 2021년 904명으로 3.9배, 70대 이상은 66명에서 533명으로 무려 8배 가량 증가했던 것이다. 반면 50대는 1.5배로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전립선암은 고액의 치료비가 발생해 은퇴 후 소득상실기로 볼 수 있는 60대 이상 남성들에게 경제적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기준 전립선암 발병 후 1년 내 1000만원 이상 고액의료비 발생비율은 64.7%에 달했다.

이에 전경원 한화생명 DA팀장은 “시대에 따라 발병 질환들은 조금씩 변화하는데 이번 분석으로 불과 10년간이지만 암 발병의 트렌드도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분석으로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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