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보유자들은 시세 보며 매수 고민하기 시작
현재 하락 일시적인지 장기적인지 판단 못해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주택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면서 현금보유자들은 아파트 구매를 놓고 고민이 생겼다. 현재 상황이 일시적인 조정기인지 아니면 침체기의 시작인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8월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2.9로 조사됐다. 지난 5월 2일 91.1 이후 16주 연속 하락했고 지난 2019년 7월 1일 80.3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3으로 역시 2019년 7월 1일 83.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국 지수도 87.8로 14주 연속 하락했다.
미분양도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8월 1183세대에서 지난달엔 4529세대로 증가했다.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거듭되는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과 부동산 침체 여파가 꼽히고 있다.
그런데도 현금을 다량 갖고 있는 사람들은 최근 하락한 시세를 보면서 아파트 구매를 조금씩 고민하고 있다.
강원도 원주에 사는 40대 A씨는 최근 수도권 지역 아파트 가격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근래 집값 하락이 나타나자 지금 수도권 내 아파트를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주택자로 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A씨는 취득세율도 낮다. 지역에 따라선 대출없이 집값을 낼 정도로 현금도 보유하고 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 또 단기투자가 아닌 긴 안목으로 샀다고 하더라도 아파트 구매 후 지금보다 더 크게 떨어지면 그것 역시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다. A씨는 지금이 일시적인 집값 하락인지 아니면 앞으로 더 떨어질지 궁금해 이곳저곳에 물어봤지만 좀처럼 시원한 답을 듣지 못했다.
전문가들도 현재 상황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못 내리고 있다.
장기적 침체기 초입으로 보는 이들은 당분간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 분명한데다 가격 하락이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금리 인상은 트리거일 뿐"이라며 "금리 영향이 제거된다고 하더라도 상승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시적 조정기로 보는 이들은 매매 건수가 워낙 적어 침체기라고 단정하기엔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연구원 연구위원은 "매매 건수가 워낙 미미해 전체 시장을 파악하기엔 어렵다"며 "또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문가들도 현 상황에 대해 다른 시각을 보이면서 부동산 투자에 나서려는 사람들의 고민을 깊어지게 만들고 있다.
서동영 기자 westeast0@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