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50만㎡ 용산정비창, 용산공원 등 잇단 개발 계획
가격 급등 없고 거래량 줄고...최근엔 보합세 유지
가격 부담에 부동산 침체까지 겹쳐...개발 의구심도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조감도(안) /서울시 제공.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조감도(안) /서울시 제공.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서울시 용산구가 메머드급 개발 호재를 맞았다. 그럼에도 부동산 가격 급등은커녕 하락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 상황에 개발에 대한 의구심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용산구 아파트 가격은 2주 연속 보합세를 나타냈다. 지금 같은 부동산 침체기에 보합이면 잘 버틴 것 아니냐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은 8월 둘째 주 포함 11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0.08% 하락하며 직전주(-0.07%)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용산구가 최근 대형 개발사업 대상이 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보합세는 의아한 부분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용산정비창 개발청사진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안을 발표했다. 여의도공원 2배, 서울광장 40배에 달하는 약 49만㎡ 용산정비창 부지에 초고층 건물과 넓은 공원을 마련, 글로벌 하이테크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아시아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용적률 1500㎡ 이상을 적용한 초고층 마천루도 세울 수 있도록 했다.

정부도 거들었다. 국토부는 지난 10일 용산공원 부분반환부지 활용과 관련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 '용산공원 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을 변경 고시하며 "공원 조성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 지난 3월 대통령실 용산 이전 이후 생긴 개발 기대감이 드디어 구체화된 것이다. 부동산중개업소에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가격이 뛰어오르는 등 시끌벅적해야 하지만 정작 용산은 잠잠하다. 

오히려 거래가 실종됐다.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15일 기준 7월 26일 이후 매매된 아파트는 한 곳도 없다. 계약 신고가 뒤늦게 나올 수 있음을 감안해도 당분간 거래가 활성화될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 금리인상으로 인해 침울해진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물론 거래도 감소하고 있다. 용산 역시 이같은 시장 분위기를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가격 고점에 대한 인식도 한몫했다. 지난 6월 용산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7억7472만원이다. 이는 서울 24개구 중 강남구, 서초구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용산이 최근 보합세라지만 이전까지 꾸준히 올랐다. 가격이 너무 높다고 생각한 매수자로선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없다"며 "아무리 대형 개발 계획이 발표된 용산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에선 선뜻 아파트나 토지를 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용산정비창 개발 계획이 이번엔 실현될 수 있을 지 의구심도 한몫하고 있다. 용산정비창은 2007년에도 개발에 나섰지만 직후 금융위기 여파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끝에 2013년 좌초되고 말았다. 이같은 기억이 남아있다보니 사업성공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것이다.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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