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훈 기자] 보험 가입자의 건강 유지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웰니스 프로그램들이 보험사의 기대처럼 동기부여가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지며 이에 대한 연구 결과가 해외서 속속 발표되고 있다.
보험연구원 김혜란 연구원의 글로벌 이슈 리포트에 따르면 웰니스 프로그램들의 성과가 저조한 까닭은 제공되는 인센티브가 건강하지 않은 가입자의 생활방식을 바꿀 정도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웰니스(Wellness)’는 신체적으로 건강한 상태뿐 아니라, 사회적·정서적·정신적·지적·환경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만들어 가는 활동이나 선택, 생활방식을 의미한다.
보험사들이 가입자들에게 이러한 웰니스 프로그램의 참여를 강조하는 것은 건강한 상태를 유지, 의료비용으로 들어가는 보험금 청구를 줄이기 위함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가입자가 피트니스클럽 등의 시설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거나, 예방접종이나 건강검진, 금연 지원 등을 제공해 왔다. 더욱이 최근에는 웨어러블 기기나 앱을 통해 건강 증진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미국계 재보험사인 RGA가 지난 6월 22일 발표한 ‘생명·건강보험의 웰니스 프로그램 사례 연구’를 보면 미국 일리노이에서 직장인 웰니스 프로그램을 평가한 결과, 첫 1년 동안 웰니스 프로그램은 건강·의료비 지출·결근·피트니스센터 방문·업무성과와 같은 지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의 한 대형 창고 소매회사의 직원 3만 2974명이 참여한 무작위 시험 결과에서도 웰니스 프로그램은 18개월 후, 행동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웰니스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그 방법에 따라 이익 프레임과 손실 프레임으로 구분된다. 이익 프레임은 가입자의 다양한 신체활동 데이터를 추적하고 이를 토대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반면 손실 프레임은 가입자에게 일종의 선불처럼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일정 기간 동안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보상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미 지난 2018년 이후 연구자들의 검토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손실 프레임 방식의 인센티브가 좀 더 효과적으로 나타난다.
지난 2015년부터 2018년 사이 남아공의 보험사인 디스커버리가 진행한 ‘바이탈리티 액티브 리워즈’ 프로그램의 분석 결과도 이 같은 내용을 잘 보여준다.
디스커버리사는 이익 프레임과 손실 프레임 방식으로 웰니스 프로그램을 가입자에게 제공해 왔는데, 결과적으로 손실 프레임 방식이 상대적으로 월간 신체활동도 증가했고 운동 강도가 높은 고급 신체활동도 더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커버리가 제공했던 이익 프레임 방식은 가입자의 주간 신체활동 강도에 따른 포인트에 일수를 곱해 포인트를 적립해 줬다. 이 포인트는 영화 티켓이나 기프트카드, 음료 리워드 등으로 교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에 반해 손실 프레임 방식은 가입자가 애플 워치를 큰 폭의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게 했다. 월 단위로 일정 수준의 활동을 수행한 이는 24개월 동안 상환액이 점점 줄거나 무료가 되도록 설계한 방식이다.
앞서 언급한처럼 2015년부터 2018년 사이 미국·영국·남아공에서 웰니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42만 2643명을 대상으로 분석해 봤을 때, 약 7.5%가 애플 워치를 받을 수 있는 손실 프레임 방식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들은 이익 프레임 방식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보다 한달에 평균 4.8일, 34% 더 많은 활동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활동 강도가 높은 고급 활동일의 증가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애플 워치의 상환기간 24개월이 지난 후에도 신체활동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AIA생명이 지난 2018년부터 SK C&C·SKT·삼성전자 등과 협업해 ‘AIA 바이탈리티'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디스커버리가 진행하는 것과 비슷하게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인 갤럭시 워치와 연동한 웰니스 프로그램이다.
일종의 주간 미션을 모두 달성하면 매달 최대 1만 5000원의 캐시백을 보상으로 받는데, 미션을 모두 수행한다면 이는 갤럭시 워치3, 갤럭시 워치 액티브2 등의 스마트워치 기기를 각각 24개월, 18개월 무이자 할부로 구입하고 구입 비용 100%를 돌려받는 셈이다.
또한 보상 제공만이 아니라 이와 연동한 맞춤형 보험 상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박종훈 기자 plisilla@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