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달 30일 주권 상장예비심사신청서 제출 
대주주 이슈와 자본확충 문제를 해결하며 양적·질적 성장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세간의 우려 속에서 유가증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케이뱅크 제공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세간의 우려 속에서 유가증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케이뱅크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세간의 우려 속에 유가증권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는 대내외 금융환경 악화로 증시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 만큼은 시장에서 충분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기업공개( IPO) 시장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대주주 이슈와 자본확충 문제를 해결한 뒤 양적·질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상장 추진을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외신 역시 하반기 아시아 지역의 주목되는 IPO 중 하나로 케이뱅크를 소개하고 있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주권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통상적으로 거래소의 상장 심사는 약 2개월이 소요되며, 9월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할 전망이다.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을 거쳐 공모 청약에 돌입할 경우, 이르면 11월에는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증권시장도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케이뱅크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앞세워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심산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0년 7월, 대주주 이슈와 자본확충 문제를 해결하며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KT그룹사 및 주주사와 시너지 △여·수신 포트폴리오 다변화 △업비트 제휴 효과 등을 통해 지난해 출범 이후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하며 단기간에 뚜렷한 외형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케이뱅크의 실적을 살펴보면 1054억원이었던 당기순손실은 224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고, 219만명이었던 고객수는 717만명으로 약 500만명이 늘었다. 여신잔액은 2020년 말 2조 9900억원에서 2021년 말에는 7조900억원으로 뛰었고 같은기간 수신잔액은 3조 7500억원에서 11조 32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처럼 가파른 외형성장은 곧 이익지표 향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케이뱅크의 연간 순이자이익은 1980억원으로 2020년의 464억원에 비해 327%나 증가했다. 특히 순이자이익은 지난해 매분기 평균 약 46%씩 급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비이자이익 역시 제휴 활성화 등에 힘입어 2020년 102억원 손실에서 지난해엔 19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케이뱅크의 외형성장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올해 1분기 2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연간 이익규모를 넘어섰다. 6월 말 기준 고객수는 783만명으로 8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여·수신 잔액은 각각 8조 7300억원, 12조 1800억원으로 반년 사이에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금리 인상기를 맞아 공격적인 금리 조정과 함께 여수신 상품 출시로 고객 유치 및 수익 포트폴리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5월, 정기예금의 금리를 기간별로 최대 연 0.7%포인트 인상하며 은행권 최초로 정기예금 금리 연 3% 시대를 열었고, 개인사업자 대출(사장님 대출)을 출시했다. 지난달 1일에는 5% 금리 적금 상품과 소액 저축에 대한 니즈가 강한 MZ세대를 겨냥한 '기분통장'을 출시했으며 가계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연 0.41%p 인하했다. 

이달에는 '주거래우대 자유적금'의 금리를 기간별로 최대 연 0.60%p 인상했으며 조건없이 최고 연 3% 금리 '100일 예금' 특판을 내놓았다. 아울러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 금리는 최대 0.44%p, 전세대출 금리는 최대 0.41%p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또한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의 금리는 1.3%에서 업계 최고 수준인 2.1%로 인상했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가 성장세가 뚜렷한 지금이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기로 판단, 연내 기업공개 추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내년이나 내후년 금융시장이 개선될 것이란 확신이 없을뿐 아니라, 여수신 등의 수익포트폴리오와 이익지표 등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하반기에 주목해야 할 아시아 최대 기업공개(IPO) 7곳 중 하나로 케이뱅크를 꼽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케이뱅크는 10억 달러(약 1조3144억원) 조달을 목표로 상장을 신청했다"며 "이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이며 이르면 연내 상장을 성사시킬 계획이다"고 보도했다. 

인터넷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이 좋지 않아 업계 안팎에서 우려섞인 이야기도 있지만, 케이뱅크의 상장 추진에 대해선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케이뱅크는 업계 최초 비대면 아담대 출시와 같은 혁신과 업비트·당근페이 등 다양한 제휴처와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며 경쟁력을 키워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IPO 추진에 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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