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오세훈 서울 시장 등 유명 정치인들이 최근 폐페트병으로 만든 옷을 입고 공개 일정에 참석하는 등 친환경 의류 알리기에 한창이다.
12일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폐섬유류는 37만664톤(t)이 발생했다. 이중 재활용된 폐섬유류는 2만1433톤으로 약 6%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매립 및 소각 처리됐다.
이처럼 패션업계 전반에 ‘패스트패션’(Fast fashion)‘에 대한 환경문제가 불거지자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몇몇 정치인들은 친환경 관련 행사 참여 및 친환경 의류를 직접 착용하는 등 ‘친환경 정치인’의 면모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한 당시, 재활용 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가 들어간 친환경 셔츠를 입어 화제가 됐다. 사진 속 윤 대통령은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BLACK YAK)’ 로고가 들어간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이는 대통령 부부의 지속 가능 패션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해당 셔츠는 올여름 출시된 제품으로 국내 수거 재활용 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가 사용됐다. 블랙야크가 2022년 5월까지 제품 생산을 위해 재활용한 투명 페트병(500ml 기준)은 약 3520만 개에 이른다. 윤 대통령이 자사 제품을 착용한 것에 대해 블랙야크 측은 “평소 김건희 여사가 지속가능한 패션에 관심이 많으신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는 지난달 스페인 순방 중 현지 업사이클 의류 업체‘에콜프’ 매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기후환경 정책에 대해 환담을 나눴다. 김여사는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지속가능한 패션 산업’을 청취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와 지속가능한 패션산업에 대한 비전과 친환경 캠페인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친환경 옷을 입고 직접 런웨이에 오른 정치인도 있다. 지난 7일에는 오세훈 서울 시장이 시민모델 50명과 함께 친환경 패션을 입고 런웨이에 올랐다. 오 시장이 직접 참여한 이 패션쇼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어울림 광장에서 열린 ‘지구에게 아름다운 패션쇼’로 ‘지구에게 아름다운 패션’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패션을 선보였다. 오 시장은 푸른색 반팔 티셔츠와 연한 회색 긴 바지를 매치해 런웨이를 선보였다. 특히 오 시장은 하의와 신발도 재활용 제품을 착용했다. 오 시장을 비롯한 모델들이 입은 의류는 모두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것들로 폐페트병을 활용한 티셔츠부터 선인장 가죽을 사용한 의류, 헌옷 수선에서 남은 천을 활용한 옷까지 다양한 종류의 새활용 의류가 무대에 올랐다.
그동안 오 시장은 ‘친환경 무상급식 시행’, ‘탄소중립도시 달성을 위한 전기차 보급 확대’ 등 ’친환경 정책‘마련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왔다.
사실 정치인, 정치인 가족과 관련된 패션 보도는 여·야를 막론하고 늘 세간의 관심을 받기 마련이다. 국가 리더급 인사들의 패션에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패션에 담아 표현하고, 패션을 통해 정치적 진술을 드러내곤 한다.
바야흐로 ESG시대다. ESG는 기업뿐 아니라 정부·공공기관, NGO와 민간기관, 대학 등 사회 전체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ESG 분야 지원이 확대되고 사회 각 분야에서 ESG인재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타일 아이콘’으로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윤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여럿 정치인들이 재활용을 통해 만든 의류 제품을 직접 입고, 관련 행사에 참석하며 MZ세대로 하여금 친환경적인 지도자의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 전반에 환경오염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국내 패션업체들이 친환경 의류 제품 비중을 늘리고 있는 추세”라며 “성숙한 소비 의식이 요구되는 만큼 정치인들 역시 지속 가능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고, 친환경 패션을 활용한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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