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예인 기자] K-뷰티의 양대산맥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중국발 코로나 쇼크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기지 못하고 1분기 나란히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컸던 양사 모두 중국 대도시 봉쇄와 자국 제품을 애용하자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2% 감소한 1조6450억원, 영업이익이 52.6% 감소한 1756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영향 제외 시,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9% 성장했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전세계적인 급격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5.6% 감소했다.
사업별 실적으로 보면 뷰티(화장품)사업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어려움이 지속됐던 중국의 영향으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해 매출은 6996억원, 영업이익은 69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실적 제외 시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4% 감소, 영업이익은 0.7% 감소했다.
생활용품(HDB) 사업의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1% 성장한 5526억원, 영업이익은 16.6% 감소한 552억원을 기록했다. 원자재 및 물류비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LG생활건강은 설명했다.
리프레시먼트(음료)사업은 선전했다. 음료 사업의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9.9% 성장한 3927억원, 영업이익은 2.6% 성장한 514억원을 달성했다. 높은 성장을 보인 ‘코카콜라‘와 지난해에 이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한 ‘몬스터 에너지’가 성장을 견인했다. 비탄산 음료 ‘파워에이드’와 ‘토레타’는 건강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며 성장을 이끌었다.
경쟁사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7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감소했다. 매출은 9% 줄어든 1조2628억 원에 머물렀다.
특히 해외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1%, 19.5% 감소한 4199억원, 421억원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시장 의존도는 70%에 달하는데 중국 매출이 10%가량 줄었다.
양사 모두 실적이 하락한 데는 중국 코로나19 여파가 컸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은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다. LG생활건강 해외 뷰티 사업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 의존도는 30%를 넘는다.
이 밖에 애경산업도 중국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화장품 부문 매출이 소폭 하락했다. 올 1분기 애경산업의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491억원으로, 전년 동기 497억원과 비교해 1% 줄었다.
애경산업은 생활용품 사업 부문 실적이 개선되면서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상승했다. 애경산업의 1분기 전체 매출액은 1399억원으로, 전년 동기 1353억원 대비 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지난해(77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들 기업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 지역 등으로 시장 다변화에 나서면서 2분기 반격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인다. 중국시장과 성과를 비교할 수준은 못되지만 새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LG생활건강은 올해 2월 미국 헤어케어 전문 기업 파루크 시스템스와 함께 개발한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을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미국 더크렘샵의 지분 65%를 1억2000만 달러(약 1530억 원)에 인수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미국 법인을 통해 현지 직영 온라인몰을 오픈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할 수 있는 상품군을 늘리고 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1월 방탄소년단의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투어를 기념해 해당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애경산업도 화장품 부문 실적 개선 일환으로 해외 판매 채널 확대에 무게를 싣는다. 최근 에이지투웨니스를 일본 최대 쇼핑몰 ‘이온몰’, 멀티브랜드숍 ‘로프트’, ‘도큐핸즈’ 등 10개 주요 채널에 입점시킨 게 대표적이다.
업계관계자는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부진으로 화장품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뷰티업체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을 위해 내수 시장 활성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라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