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송진현] 우리은행이 내부 직원의 거액 횡령 사고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은행 기업개선부에서 근무했던 전모씨가 614억원을 빼돌린 것이다.
전 씨는 2012년 173억원, 1015년 148억원, 2018년에는 293억원을 횡령했다. 이는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했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의 계약금 몰수금이다. 최근 엔텍합이 국가 간 소송에서 승소해 우리은행은 이를 돌여줘야할 입장이었고 이 괴정에서 횡령 사실이 발각되었다.
전 씨는 내부 문서를 위조해 결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문서를 위조했다손 치더라도 상급자가 이중 삼중으로 체크를 하지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언제든지 사고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더군다나 직원이 내부 문서 위조까지 한다면 적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우리은행 횡령사고와 관련해 그동안 우리은행에 대해 수차례 검사를 해온 금융감독원에도 비난의 화살이 겨눠지고 있는 이유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에선 지난 2012년 7조원대(60억달러)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이 은행의 런던지점에서 위험한 투자에 대한 300여회 경고에서 불구하고 채권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거액을 날린 것이다.
미국 검찰은 거액의 손실을 낸 2명의 런던지점 직원에 대한 수사를 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미국 금융당국은 J모건체이스 CEO를 비롯한 조직 상층부는 흔들지는 않았다.
JP모건체이스는 이후 금융 사고를 거뜬히 극복하고 다시 상승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 회사의 1등 은행 위상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05년 JP모건체이스 회장에 오른 제이미 다이먼 CEO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도 변함이 없었다. 그는 지금도 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회장의 JP모건체이스은행은 지난해 무려 483억달러(약 57조)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우리은행도 이번 횡령 사고로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고를 예방활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하면 된다.
이와는 별개로 내부 규범을 준수한 영업활동은 위축되지 말고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우리은행이 유서깊은 뱅크이기에 여기서 멈칫해서는 곤란하다. 우리은행은 IMF 시절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으로 탄생됐다. 상업은행의 역사만 놓고 보면 100년을 훌쩍 넘긴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한국 경제의 고도 성장기인 1970~80년대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가장 활발하게 자금을 공급하며 성가를 높인 바 있다. 1997년 IMF 사태로 수많은 국내 기업이 도산하면서 우리은행에도 공적 자금이 투입돼 정부 관리를 받는 상태가 20여년간 이뤄졌다.
지난해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과거의 명성을 충분히 되찾을 수 있을 정도의 풍부한 인적 자원을 갖추고 있다.
이번 횡령 사고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스경제 발행인>
송진현 기자 jhsong@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