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구강 내 미생물 군집 불균형과 연관‥‘만성통증질환’ 발생 가능성 제시
서울대 정지훈·박지운 교수팀-보라매병원 오범조 교수 공동연구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선임기자] 구강 내 미생물 군집의 불균형이 특정 원인없이 입안이 따끔거리는 구강작열감증후군의 발병 기전이 최초로 규명돼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오범조·정지훈·박지운 교수, 이병민 박사/제공=보라매병원
왼쪽부터) 오범조·정지훈·박지운 교수, 이병민 박사/제공=보라매병원

구강작열감증후군이란 특정한 원인 없이 입 안이 화끈거리거나 따끔거리고 미각 상실, 감각 이상 등이 동반되는 만성통증질환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혀에서 자주 나타나며, 통증이 하루 종일 이어진다. 심할 경우 제대로 식사를 할 수 없고 물을 마시는 것조차 힘들게 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구강생리학교실 정지훈 교수, 구강내과 박지운 교수 공동연구팀은 2019년 11월 1일부터 2020년 3월 1일까지 서울대치과병원을 방문해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진단받은 환자 19명과 보라매병원 검진센터를 방문한 정상 대조군 22명의 타액을 채취해 구강미생물의 군집 차이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분석을 이용하여 타액선 샘플에서 구강미생물을 검출한 결과, 미생물의 유전적 다양성이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군에서 더 낮게 관찰되어 특정 미생물 종이 우세하게 변했음을 추측할 수 있었다.

또 미생물종의 상대적 양을 비교한 결과, OTU(Operational Taxonomic Unit) 기준 26개의 OTU가 유의미하게 다르게 관찰되었는데, 그 중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군에서 우세하게 관찰된 14개의 OTU는 모두 연쇄상구균속인 것을 확인했다.

또 미생물의 군집 양상을 기계학습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결과, 미생물 군집 양상에 따라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군과 건강한 대조군이 확연하게 구분되는 것을 관찰했다. 이에 연구팀은 구강 내 미생물 군집의 불균형이 구강작열감증후군 발생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오범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명확한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은 구강작열감증후군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경로 중 하나를 규명해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며, “구강 내 미생물조성과 구강작열감증후군의 상관관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이뤄진다면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지훈 교수는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이 신경계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는데, 구강 내 미생물 또한 비슷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첫 번째 연구라는 것에 의미를 둔다”며, “장내미생물총보다 채취가 쉬운 구강미생물총을 이용한 진단이나 치료법 개발에 더 많은 연구가 시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구강 미생물학 저널(Journal of Oral Microbiology)’에 지난 3월 실렸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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