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美 홀텍과 협력계약 맺고 사업 전반 참여
원전 해체, 2030년 글로벌 시장 123조원 예상
국내서도 고리 1호기 등 사업성 높아
해체 부지 SMR로 활용, 두 마리 토끼 노려
(왼쪽부터) 크리스 싱 홀텍 CEO와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이 사업 협력 계약 서명을 하고 있다. / 현대건설 제공
(왼쪽부터) 크리스 싱 홀텍 CEO와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이 사업 협력 계약 서명을 하고 있다. / 현대건설 제공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원전 건설 명가 현대건설이 원전 해체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해외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외에서 성장성이 높은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를 연계해 소형모듈원전(SMR) 건설로도 발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8일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홀텍 소유 인디안포인트 원전 해체 사업에 PM(Project Management)을 포함한 원전 해체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또 ▲홀텍 소유 미국 원전 해체 사업 직접 참여 ▲글로벌 원자력 해체 시장 공동 진출 ▲마케팅 및 입찰 공동 추진 등도 합의했다. 홀텍은 원자력 발전 관련 기술 솔루션뿐만 아니라 현재 미국 현지에서 오이스터 크릭, 필리그림, 인디안포인트 원전 해체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기업 중 해외 원전 해체 사업 전반에 직접 참여하는 사례는 우리가 처음"이라며 협약 의미를 설명했다. 지난 2020년 4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캐나다 원전 해체 현장에 인력을 파견했고 지난해 3월 두산중공업이 사용 후 핵연료 저장용기 캐스크를 미국에 첫 수출하는 등의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단순 인력파견, 기술협력에서 벗어나 공정 및 공사계획, 대형기기 부피감용, 원자로 압력용기 및 내장품 절단 등 원전 해체 전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무엇보다 선진 원전 해체 기술을 축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가장 반기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건설은 국내 원전 해체 사업을 위한 교두보 마련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원전 해체는 잠재성이 높은 사업이다. 현재 전 세계 440여 원전 중 199기가 영구 정지 원전이다. 반면 해체 작업을 완료한 원전은 21기뿐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세계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123조원, 2031~2050년엔 204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하지만 원전 해체 경험을 가진 국가는 미국·독일·일본·스위스뿐이다.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1∼4호기 모습. / 서동영 기자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1∼4호기 모습. / 서동영 기자

국내에서 수명연한에 도달한 원정은 영구정지된 고리 1호기를 포함해 17개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원전 해체 시장은 2030년 1조2000억원, 2050년 약 10조원 시장(10년 연장 가정)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020년 고리1호기 해체 비용을 8129억원으로 추산했다. 

현대건설은 원전 해체뿐만 아니라 SMR 시공이란 새로운 먹거리로도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MR은 차세대 원전 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대형 원전보다 크기가 작고 안전성도 뛰어나고 다른 신재생 에너지원보다 자연조건 제약이 덜하다. 

현대건설은 고리 1호기 완전 해체 후 해당 부지에 SMR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홀텍의 소형 모듈 원자로 글로벌 독점권을 확보했다. 

특히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기는 현대건설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 1971년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고리 1호기를 지었다. 이후 국내 원전 30기 중 60%인 18기를 맡는 등 국내외에서 원전건설사로 인정받았다. 

원전 해체 민관협의회 공동회장인 이병식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홀텍은 설계부터 부지정화까지 원전 해체 시작과 끝을 모두 하고 있다. 또 해체한 부지에 SMR을 건설할 계획도 갖고 있다"며 "현대건설이 홀텍과의 협력을 통해 원전 해체와 SMR 사업에서 차후 도움이 될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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