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올해 민영화 원년을 맞는 우리금융이 ‘큰손’으로 부상하면서 지난해 조용했던 금융권 M&A 시장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창립기념식에서 “증권, 보험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 모든 자회사들의 위상을 업권 내 상위 레벨로 끌어올려 그룹 수익성을 극대화하자”고 강조했다.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의 연간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우리금융이 처한 현재의 입장을 알 수 있다. 비은행 부문이 우리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2%에 불과하다. 하지만 KB금융은 42.6%, 신한금융은 42%, 하나금융이 35.7%, 농협금융은 34.6%에 달한다.
우리금융그룹 산하 계열사 중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우리카드로 지난해 당기순이익 200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을 인수 합병한 NH투자증권이 지난해 순이익 9315억원,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연 것을 감안하면 이는 더욱더 아픈 손가락이라 할 수 있다. 농협금융이 보유한 지분율 48.8%에 연동해도 순이익은 4347억원에 이른다.
이에 손태승 회장이 포트폴리오 확대를 선언한 것이다. 물망에 오르는 것은 손 회장의 일성처럼 보험과 증권 부문이다. 우리금융그룹은 과거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이후 타 금융그룹에 비해 포트폴리오가 부실하다.
가장 아쉬움이 큰 증권 부문은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SK증권을 비롯해 몇 해 동안 우리금융과 지속적인 M&A 연결고리가 회자된 유안타증권, 이베스트증권 등도 대상으로 거론된다. J&W파트너스가 지분 20% 가량을 보유, 최대주주인 SK증권은 사모펀드 특성상 엑시트 타이밍이 임박한 것으로 이야기되며 인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보험 분야에서 거론되는 매물은 다양하다. 중국 다자보험이 현지에서 매물로 나옴에 따라, 이들이 대주주인 동양생명이나 ABL생명이 거론되기도 한다. 또한 잠재적 매물로 언급되는 AIA생명이나 메트라이프생명도 있다. 손해보험 업종에선 교보생명과의 교섭이 불발된 AXA손보나 사모펀드가 주인인 롯데손보 등을 꼽아볼 수 있다.
매년 금융권에선 대형 M&A가 계속됐다. 우리금융이 매각한 우리아비바생명은 2015년 DGB금융이 인수해 DGB생명이 됐다. 또한 KB금융은 LIG손보를 인수해 KB손보로 품었다. 2016년에는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해 KB증권이 됐으며 2018년엔 DGB금융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또한 신한금융이 아시아신탁을 인수했으며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이 탄생했다.
2019년에는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흡수, 신한라이프를 만들었으며 우리금융은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는 우리금융이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나선 다양한 시나리오 중 하나였다. 대형 매물인 증권사나 보험사를 가져오기 전에 단계적 확대 전략인 셈이다.
2020년은 KB금융이 대어 푸르덴셜생명을 품었으며 하나금융은 더케이손보를 인수했다. 신한금융은 네오플럭스를 가져와 신한벤처투자로 이름을 바꿨으며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을 인수해 우리금융캐피탈로 변경했다.
2020년까지 뜨거웠던 금융권 M&A 시장은 2021년 주요 금융그룹이 포트폴리오 안정화와 내실 다지기에 나서며 잠잠해졌다.
지금까지 우리금융은 여타 금융그룹들이 ‘대어’를 낚는 작업을 해온 것에 반해, 상대적으로 스몰딜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금감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며 대형 M&A를 위한 실탄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선 우리금융이 6조원 이상의 자금여력을 지니게 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우리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계속돼 왔다”며 “업계서 보고 있는 것처럼 증권사를 포함해 좋은 매물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훈 기자 plisilla@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