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구조조정 이후 GA 편중 영업채널서 지속 발생하는 불완전판매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2020년에 이어 2021년도 금융업권서 민원 발생은 보험업이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KDB생명은 생보사들 중 보유계약 10만건 당 민원 발생이 230건으로 업계 평균보다 6.7배나 높아 3년째 불명예스런 타이틀을 얻었다.

금융감독원의 2021년 상반기 금융민원 현황을 보면, 총 4만 2725건의 접수 민원 중 생명보험은 9449건, 손해보험은 1만 5689건을 기록했다. 보험업권이 차지하는 접수 민원의 비중은 전체의 58.83% 수준이다.

2020년도 비슷한 상황으로 전체 9만 334건 중 생·손보 합쳐 보험업권 비중은 59.0%였다. 민원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생명보험은 ‘보험모집’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2021년 상반기엔 54.8%, 2020년엔 52.6%를 차지했다. 손해보험은 ‘보험금산정·지급’이 같은 기간 45.1%, 44.2%를 차지했다.

한국금융연구원 김재현, 이석호 연구위원이 지난 1월 발간한 ‘우리나라 보험산업이 소비자신뢰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따르면 “보험업계는 금융당국과 함께 오랜 기간 보험민원 해소와 소비자보호 대책에 대한 의지를 다져왔으나 뚜렷한 해결의 실마리를 못 찾고 있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보험업은 그 특성상 본질적으로 소비자 신뢰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특히, 복잡한 계약(약관)의 내용에 대한 해석이 보험자와 보험계약자가 달리할 우리가 크고, 그로 인한 면부책의 논란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여타 금융상품도 마찬가지 위험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양자의 정보 비대칭성도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보험사나 보험모집인들은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입장인 만큼 민원 발생에 대한 우려가 높을 수밖에 없다.

금융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신뢰는 외국과 비교해서도 현저히 낮다. 국가 간의 소비자 신뢰도 수준을 비교한 ‘소비자 경험 지수(Customer Experience Index)’가 100점 기준에서 68.9점으로 글로벌 평균인 73.9점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는 조사대상 30개국 중 29위 수준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보험산업이 그 규모 면에서 낙후된 수준은 아니다. 소비자 경험 지수가 처음 조사된 2015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보험산업 규모는 수입보험료 기준 세계 8위다. 2020년 기준으로는 7위에 보험침투도 순위도 6위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이 2021년 생명보험 민원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연간 발생한 생명보험 민원은 2만 4522건이었다. 이 가운데 절대 건수로는 삼성생명이 4315건으로 17.6%를 점유하며 가장 많았다. 보유계약 10만건 당 민원 발생 수는 매각이란 과제를 안고 있는 KDB생명이 230건으로 3년째 불명예스런 이름을 달았다.

이는 업계 평균 34.2건의 6.7배 수준에 달한다. 

생보사 톱 3인 삼성생명은 24.7건, 한화생명 25.1건, 교보생명은 25.6건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생명(4.0건), AIA생명(6.8건), 교보라이프플래닛(7.0건), 푸본현대생명(10.5건), 라이나생명(11.4건), 동양생명(12.5건), ABL생명(14.7건) 등은 업계 평균보다 낮다.

방카슈랑스 영업을 전문으로 하는 BNP파리바카디프(71.4건), KB생명(60.8건), 신한라이프(52.3건), NH농협생명(39.4건), 메트라이프(34.8건) 등은 업계 평균을 웃돌았다.

민원을 상품유형별로 나눠 보면 종신 및 연금보험 판매 관련 민원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종신보험 민원이 가장 많은 것은 종신보험을 종신보장성 상품으로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미리 받는 종신보험' 등으로 선전하며 소비자가 마치 연금보험이나 저축보험으로 여기도록 '불완전' 판매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계약단계에 따른 민원 유형은 '판매 관련' 민원이 1만 5478건으로 전체의 63.1%에 이르렀다. 불완전 판매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았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종합할 때 업계에선 KDB생명의 민원발생의 원인에 대해 법인보험대리점(GA) 의존도가 높아진 점을 우선 꼽고 있다.

KDB생명은 지난 2017년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이 과정에서 GA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영업채널에 변화를 줬다.

지난 2003년 보험업법 전면 개정 이후 설게사의 교차판매가 허용되면서 과거처럼 ‘전속’ 개념은 무의미해졌다. 설계사들이 막 등장하기 시작한 GA로 대거 이동하게 되면서,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9년 파악한 바에 따르면 모집액 기준 전체 판매채널에서 GA가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는다.

문제는 이와 같은 변화와 함께 불완전판매 등의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는 것인데, 앞서와 마찬가지로 금감원이 조사한 2019년 GA 영업전반에 대한 검사결과 주요 확인내용 및 시사점 보고서를 살펴보면, 불완전판매 비율이 전속 설계사의 0.12%에 비해 GA는 0.21%로 높다.

통계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댜. 2020년 하반기 금감원에 접수된 불완전판매 관련 보험 민원 4695건 중 종신보험 비중은 3255건으로 69.3%를 차지했다. 특히 연령대별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10·20대 사회초년생들이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설명을 듣고 가입했다며 기납입보험료의 환급을 요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들 중 상당 수는 GA의 브리핑 영업을 통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핑 영업은 모집인이 직장 내 세미나, 워크숍 등에서 단시간 내 상품을 설명하고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불완전판매의 위험성이 높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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