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칼라스톤 “올해 1월부터 영국 ESG펀드 6억2228만 달러 수익”
이름만 ESG 펀드 사례 늘어...금리 인상되면 ESG 기술주도 시험대 
영국 증권가 애널리스트들 “명품, 미디어, 금융, 보험, 광산업 투자 추천”
영국 파운드/연합뉴스
영국 파운드/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영국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주식 펀드가 흥행가도다. 지난 1월 주식시장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년 만에 최악의 달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ESG 펀드에는 자금이 계속 유입되며 순이익을 내고 있다. 이에 일반 펀드를 ESG펀드로 재명명하는 사례도 늘었다. 하지만 금리 인상 등의 변수가 많아 ESG 펀드의 기술주들도 시험대상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는 최근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정보 기술 산업인 빅테크의 실적 부진에도 ESG 주식 펀드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영국계 펀드의 거래를 추적하는 글로벌 펀드 네트워크 칼라스톤(Calastone)이 로이터와 공동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ESG가 아닌 주식형 펀드로 5억4356만달러가 유입된 데 비해  ESG 주식형 펀드는 지난 1월 1일부터 2월 3일까지 6억2228만달러의 순수익을 냈다. 

저탄소 경제로의 글로벌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 자산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점점 더 많은 평가를 하는 가운데, ESG 분야에서 뛰어난 펀드에 초점이 맞춰짐으로써 ESG 펀드로의 흐름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반 펀드를 ESG 펀드로 재명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부 자산 관리자들이 투자 의무사항을 변경해 기본형 구조를 가진 일반 바닐라 펀드(plain vanilla funds)를 ESG 펀드로 이름을 붙이고 있는 것이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Morningstar)의 조사에 따르면 500개 이상의 펀드가 2021년에 용도 변경됐으며 현재 EU 기반 자산의 거의 40%가 지속 가능한 펀드로 분류된다. 여기에는 펀드수익률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 잣대인 벤치마크를 바꾸고, 자산을 쪼개고 새로 만들고 섞는 등의 과정을 통해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포함돼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투자플랫폼 AJ 벨의 레이스 칼라프 투자분석실장은 “ESG 꼬리표를 가진 펀드의 수와 엄청난 양의 펀드 업계 마케팅, 그리고 투자자들의 진정한 관심은 수익률과 상관없이 앞으로도 ESG 펀드 판매를 계속 떠받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SG 펀드 가운데 가장 큰 10개의 액티브 펀드의 1월 평균 손실률은 9.2%로, S&P500의 5.3% 하락폭보다 훨씬 가파르게 나타났다. 이는 이 ESG 펀드들이 기술주에 대한 초과 배분의 대가를 지불했기 때문이다. ESG 펀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인 MSCI World의 23%와 비교해 평균적으로 포트폴리오의 약 28.5%가 정보 기술 부문에 배분돼 있다. 

특히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ESG 펀드의 기술주 선호도 시험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이에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도 ESG펀드가 기술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시티(Citi)의 스트래지스터 비에타 맨데이는 “기술주만큼 좋지는 않지만 ESG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가격이 저렴한 업종에는 명품, 미디어 및 금융이 포함되며 유럽 주식도 신흥 시장의 주식보다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ESG 투자자인 경우 위험을 회피하기 가장 좋은 곳은 금융, 특히 보험주에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영국 자산운용사 슈로더스(Schroders)의 사이먼 웨버는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노르스크 하이드로(Norsk Hydro)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광업과 같이 덜 선호되는 분야의 기회를 언급했다. 

그는 “노르스트 하이드로는 알루미늄 산업의 탄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장려되고 지원돼야 할 회사”라며 “이 회사의 탄소 발자국은 세계 알루미늄 생산자 평균의 약 3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고 추천했다. 이어 “ESG 투자는 과거 역사적으로 해왔던 것보다 앞으로 기업의 성공과 평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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