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정감사서 중저신용자 외면하고 고신용자 위주 대출 지적받아
고신용자 대출 금리는 5대 시중은행보다 더 높아
카카오뱅크, 고신용자 대출 중단하고 중저신용자 대출에 집중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 대상 기업대출 시장 진출 
카카오뱅크가 올해 고신용자 대출 중단을 이어가고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비대면 주댁담보대출, 기업대출 시장에 진출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카카오뱅크 제공
카카오뱅크가 올해 고신용자 대출 중단을 이어가고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비대면 주댁담보대출, 기업대출 시장에 진출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카카오뱅크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출범과 동시에 막강한 플랫폼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던 카카오뱅크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선다.  

출범 이후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 활성화'라는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고신용 대출에 치중했고, 이마저도 시중은행보다 높은 고금리를 적용한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기업대출 △마이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 강화 등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단순한 수익 구조로 성장에 급급한 나머지 '중저신용자를 외면하고 고금리 이자장사를 한다'는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심산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중단한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신규 판매를 올해에도 이어간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가계대출총량 관리 계획을 준수하고, 고신용 고객 대상 신용대출보다는 중저신용 고객 대상 대출 확대에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것이다. 

◆ 고신용자·고금리 대출 논란에 선 카카오뱅크

앞서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를 외면하고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수익성 위주의 대출을 펼치고 있다는 논란이 있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0년 6월 기준으로 신용대출 건수는 1~4등급이 93.5%에 달한 반면, 5~6등급은 5.54%, 7등급은 0.87%에 불과했다. 1~4등급 신용대출 금액 비중은 98.46%였으며 5~6등급 1.37%, 7등급 이하 금액은 0.17%에 그쳤다.

1년 뒤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 지난해 6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잔액) 가운데 중신용자(신용점수 701~850점) 비중은 8.5%, 고신용자(신용점수 851점 이상) 신용대출 비중은 88%를 기록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씨티·기업은행 등 7개 시중은행(중저신용자 비중 14.9%·고신용자 비중 80.2%)과 비교해 중저신용자 비중은 6.4% 낮았고, 고신용자 비중은 7.8% 높았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1년 반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고도 업계 안팎에서 따가운 시선을 보냈던 이유다. 

배진교 의원은 "2020년 국정감사 때 중금리 대출 비율이 낮다는 것을 지적했고, 금융위원회와 카카오뱅크 모두 향후 중금리상품을 확대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약속이 무색하다"고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수익성 위주 대출 관행을 이어오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2년 연속으로 국정감사에서의 지적이 잇따르자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 확대를 위해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고금리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카카오뱅크의 일반신용대출 금리(서민금융 제외)는 평균 9.79%로,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평균 금리인 3.92%와 비교해 2.5배 높은 수준을 보였다. 가까이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 대상 대출을 중단한 상황에서 중저신용자 대상으로만 대출을 취급하면서 '평균'으로 봤을 때 금리가 높아진 것"이라며 "단순 평균금리 비교로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해 스톡옵션을 행사하며 카카오 경영진의 '먹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카카오뱅크 제공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해 스톡옵션을 행사하며 카카오 경영진의 '먹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카카오뱅크 제공

◆ 포트폴리오 다변화 통한 체질 개선으로 재도약 발판 마련 

출범 1년 반 만에 흑자전환하고도 온갖 비난을 받아온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에 맞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에 집중하는 동시에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5%까지 확대할 예정이며 1분기에는 전월세대출에 더해 주택담보대출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외부 고객을 선정해 대출 절차에 맞춘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한 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 테스트는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대출 과정 및 결과는 실제 대출로 이어질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만의 차별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와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으로 100% 비대면임에도 편리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가계대출로 구성된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올해 중에 개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대출 시장에도 연내 진출할 계획이다. 진출 시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마이데이터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마이데이터 인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추후 예비허가와 본허가를 획득한 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차별화된 데이터로 고객들에게 편리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와 기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파트너사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권 계좌 개설 서비스의 경우, 지난달 신한금융투자를 추가했으며, 올해도 3~4개의 증권사 파트너를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제휴 신용카드 또한 제휴사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광고 비즈니스를 진행할 수 있는 트래픽을 확보해 추후 여러가지 광고모델을 시도함으로써 이를 플랫폼 사업의 핵심 역량으로 키워나갈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1800만명의 고객과 트래픽을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며 "중저신용 대출 확대 등 금융포용에 힘쓰며 개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대출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기존 리테일 고객에서 한걸음 확장해나가는 한 해가 될 예정이다"고 말헀다. 

이어서 "카카오뱅크의 기술력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금융사기 예방에도 앞장서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도 노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그룹 계열사 임직원의 때 이른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먹튀 논란'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윤호영 대표도 지난해  자신이 보유한 스톡옵션일부를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표의 경우 신주발행형이 아닌 차액보상형으로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스톡옵션 행사 시점에 발생한 차익을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보상하는 방식이며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에 '먹튀 논란'의 중심에 선 카카오는 최근 최고경영자(CEO)는 상장 후 2년까지 주식을 매도할 수 없는 임원 주식매도 규정을 마련하는 등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포토폴리오 다변화와 더불어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윤리 의식 강화와 리스크 방지를 통해 새로운 카카오뱅크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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