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회사’ 처럼 텅 빈 사무실, 집기도 장비도 인력도 없는 상태 확인돼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장비목록과 인력 현황, 담당공무원 앵무새처럼 “서류상 이상 없다” 반복
임기 말 레임덕 현상 및 유착 의혹 “풀풀”, 논란의 A사 대표는 취재 거부
[한스경제=(평택)김두일 기자] 온라인 쇼핑몰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사이버 쇼핑이 증가함에 따라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며 실체도 없고 직원도 없는 속칭 ‘유령회사’로 인한 피해 또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행정 관청인 평택시의회마저 유령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평택시의회(의장 홍선의, 더불어민주당)는 최근 2022년도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생중계 용역과 관련해 자본금 500만 원의 초소형 법인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해당 업체가 실체도 장비도 직원도 없는 유령회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취재진이 직접 방문한 법인 주소지 사무실에는 외관에 ‘임대문의’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게시되어 있었다.
이후 하단에 명시된 공인중개사와의 통화에서 A사의 사무실이 지난 10월부터 ‘임대’ 매물로 나와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후 직접 사무실 내부를 확인한 순간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열려진 사무실 내부에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 그 자체였다. 게다가 불과 2개월 여 전에 관할 관청에서는 장비와 인력이 포함된 목록에 기초해 허가증을 발급했다. 그러나 현장에는 허가증을 받기 위해 신고한 내역에 명시된 장비도 인원도 심지어는 집기조차 없는 허허벌판이었다.
평택시의회 측에 이 같은 상황을 전달하자 이상한 답변이 돌아왔다. “서류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이뿐만이 아니다. 관련 서류의 인허가를 담당한 부서들도 현장 확인보다 사업주의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라는 어조로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실제 주소지에서 신고한 대로 사업을 하고 있는 지보다 “사업주가 미처 이전 등록을 하지 못했을 수 있으니 전화로 이전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전달하겠다”라고 담당자는 강조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유령회사’나 다름없는 데도 업체와 장비는 물론 현장 확인 없이 계약을 진행하는 평택시의회나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할 의지가 없어 보이는 평택시(시장 정장선, 더불어민주당) 공무원들을 두고 “단체장 말기 레임덕으로 인한 탁상행정과 복지부동의 극치를 보는 듯 하다”라는 비판과 더불어 “혹시 배경에 특정세력이 개입되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시민 C모씨(평택시)는 “사실관계 확인도 안하고 서류만 보고 계약을 체결한다는 게 말이 되냐”며 “본인들의 돈이면 이렇게 탁상에서 서류만 보고 할 건가, 시민 혈세 알기를 우습게 안다”라고 황당해 했다.
한편, 취재진은 텅 빈 사무실과 관련해 A사의 대표와 전화를 통한 취재를 요청했지만 A사 대표는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김두일 기자 tuilkim@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