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4년 동안 디지털 혁신, ESG 경영에 '총력'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해 KB국민은행과 이별을 앞두고 있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재임 4년 동안 산업 최대 화두로 꼽히는 디지털 전환과 ESG경영에 총력을 기울인 인물이다.
카카오나 네이버 등 국민 플랫폼을 앞세운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업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에 발맞춰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한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도약에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더불어 ESG가 세계적으로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은 가운데 적도원칙 가입, 탈석탄 금융 선언, 친환경 특화 상품 확대 등의 활동을 통해 ESG 경영에 박차를 가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년째 국민은행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허 행장은 12월 임기 만료 후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지난 2018년 11월 제7대 국민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경영 실적 개선 등을 인정받으며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고, 재임 4년 동안 국민은행의 리딩뱅크 위상을 굳건히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 행장 재임 동안 국민은행 당기순이익은 △2조 2243억원 △2019년 2조 4391억원 △2020년 2조 2982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3분기 누적 금액이 2조 200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2019년에는 신한은행으로부터 리딩뱅크 타이틀을 다시 가져왔고, 최근 3년간 리딩뱅크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허 행장은 지난 4년간 눈앞의 실적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 ESG 경영에 총력을 기울이며 KB국민은행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먼저, 허 행장은 전통 은행의 틀을 과감히 깨고 디지털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조직개편과 외부인재 영입을 주저하지 않았다.
조직개편 핵심은 ‘금융플랫폼 기업’ 대전환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으로 △플랫폼조직 신설 △고객 마케팅 강화 △신속한 실행력이 주요 특징이다. 사업조직(Biz)과 기술조직(Tech)이 함께 일하는 25개 플랫폼조직을 8개 사업그룹 내에 신설해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했다.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빅테크 전문가 수혈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윤진수 테크그룹 부행장 선임을 시작으로 △다음(Daum) 커뮤니케이션·현대카드 출신 최명숙 리브플랫폼부장 △네이버 출신 성현탁 리브부동산 플랫폼부장 △네이버 서비스플랫폼 개발센터 팀장,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IT서비스사업본부 수석아키텍트를 박기은 전무를 차례로 영입했다. 플랫폼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 영입으로 전략 목표인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금융과 비금융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도약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월 1760만명의 고객이 선택한 KB스타뱅킹을 고객 중심으로 재편했다. 새로운 KB스타뱅킹은 △로그인·이체 편의성 개선 △홈 화면 개인화 △고객별 맞춤 자산관리 △KB금융그룹 계열사 핵심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허 행장이 강조해온 고객 중심의 종합금융플랫폼의 모습을 갖췄다.
허 행장은 지난달 국민은행 창립 20주년 기념사에서 "미래의 금융은 고객의 일상에 녹아 들어간 '초개인화된 생활금융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부동산, 헬스케어, 자동차, 전자상거래 등 고객의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금융과 비금융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를 KB의 플랫폼 생태계를 통해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서비스인 '리브엠(Liiv M)'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허 행장의 디지털 성과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이후 준비를 거쳐 '리브엠'을 오픈했다. △비대면 셀프개통 △통신비 보장보험 △유심(Usim) 보관서비스 및 당일 도착 배송 서비스 △스마트워치 전용 요금제 출시 등 고객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한, 합리적인 요금제와 풍성한 데이터 제공과 함께 리브엠 폰 드림대출과 같은 통신과 금융을 융합한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 1일부터는 금융기관을 포함한 다양한 업권에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한곳에 모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KB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범 시행하고 있다. △내게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 △소비패턴 분석 진단을 통한 더 나은 소비생활을 제안하는 ‘지출관리 서비스’ △더 나아지는 나만의 금융 습관 메이커, Better Me ‘목표챌린지’ △다양한 실물자산부터 신용관리를 더 쉽게 관리하는 ‘금융플러스’ △집단지성 활용 자산관리 서비스 ‘머니크루’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자산관리 시뮬레이션 서비스 ‘이프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허 행장은 차세대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아바타(Avarta)와 가상 영업점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 서비스를 시도해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지난 7월에는 직원의 메타버스 활용과 경험 확산을 위해 게더(Gather) 플랫폼을 활용한 ‘KB금융타운’을 선보였다. KB금융타운은 △금융·비즈센터 △재택센터 △놀이공간 등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후에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리브 샌드박스 아레나를 오픈하고 신입행원 연수의 개강식과 주요 강의를 진행하는 등 새로운 금융채널로서 메타버스 실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허 행장은 "메타버스를 단순한 홍보나 상담서비스로 활용하는 용도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가상현실기기를 통한 송금, 상품 가입이 가능한 채널을 구상하고 있으며, 다양한 메타버스 금융채널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허 행장은 디지털 전환 못지않게 ESG 경영에도 공을 들였다. 국민은행은 허 행장의 경영철학인 ‘사람 중심 경영’ 아래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2020년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총 2025억원의 사회공헌활동 금액을 지출하며 은행권에서 사회공헌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공헌과 함께 ESG관련 환경 지원 사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국민은행은 녹색금융 확산을 위해 친환경 특화상품인 'KB Green Wave 1.5ºC 정기예금', 'KB Green Wave ESG 우수기업대출' 등을 출시했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중은행 최초로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고,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투자 확대, 친환경 업무용 차량 도입, 전기차 충전소 설치 등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다양한 ESG 경영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에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으며 지난 2월에는 기후변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적도원칙에 가입했다. 지난 4월에는 민간 기업이 보유하거나 임차한 차량을 2030년까지 100% 무공해 전기차와 수소차로 전환할 것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2030 무공해차 전환 100(K-EV100)’ 선언에 동참했다. 지난 8일에는 녹색소비 생태계 조성과 ESG 활동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환경부가 주최하는 ‘녹색소비-ESG 얼라이언스’ 협약식에도 참여했다.
선도적인 ESG 활동은 곧 대외평가로 인정받았다. 국민은행은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 5년 연속 편입된 가운데 은행산업 글로벌 2위, 국내 1위에 총 3회(2017년, 2018년 ,2020년) 선정됐다. 또한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는 4년 연속 금융 섹터 아너스를 수상했다. 2020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평가에서도 국내 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전 부문 'A+' 등급을 획득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미션과 같이 전략적 기후 대응을 통해 환경·사회적으로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금융생태계 조성에 일조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전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