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커진 시황에도 테마 앞세워 높은 수익률 기록
[한스경제=최인혁기자] 3000선을 넘던 증시가 미국의 테이퍼링 실시와 국내 기준 금리 인상 여부, 인플레이션 우려 등의 문제로 박스권에 갇히자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도 현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이 투자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ㆍExchange Traded Fund)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투자 위험의 분산과 수익성을 추구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하반기 시황 불안이 예고된 만큼, ETF의 흥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증시가 인플레이션 우려와 수출 감소 등의 우려로 상승 동력을 상실하자 투자자들의 자금이 증시에서 빠져나와 상장지수펀드(ETFㆍExchange Traded Fund)로 쏠리고 있다. 특히 과거 증시 지수 위주로 연동됐던 ETF가 개별 산업 지수를 연동하며 다양한 상품들로 출시되자 투자의 매력이 치솟고 있다.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대표적인 테마형 ETF로는 메타버스 ETF와 금 ETF, 전기차·2차전지 ETF 등이며 시장 변동성이 커진 시황에서 모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사회로 전환됨에 따라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지난달 13일 ETF로도 탄생하게 됐다. 현재 국내 메타버스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타이거 Fn메타버스·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K-메타버스 액티브·KB자산운용의 KBSTAR iSelect메타버스·NH아문디자산운용의 하나로 Fn-K 메타버스 MZ 등 총 4개가 운용 중이다.
해당 ETF들은 상장 이후 각각 47.73%·47.86%·35.87%·26.58%의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어 투자자들의 자금을 ETF로 끌어당기고 있다. 이에 메타버스 ETF의 총 자산규모 또한 상장 초기 890억원에서 6300억원으로 상장대비 607% 증가했다.
금 ETF의 경우에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자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금 ETF인 코덱스 골드선물(H) ETF는 지난달 1일 1만 1870원 대비 6.3% 상승한 1만 2625원을 기록했으며 자산규모도 지난달 2220억원에 비해 2330억원으로 4.9%나 증가했다.
전기차·2차전지 ETF의 경우에는 최근 요소수 대란이 일어난 뒤, 친환경 자동차로 관심이 쏠림에 따라 재차 주목받고 있다. 이에 지난 한 달 동안 2차 전지 대표 ETF인 타이거 2차 전지 테마ETF의 자산규모도 8930억원에서 1조 1250억원으로 20% 상승하는 등, 자금 쏠림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ETF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하반기 증시가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악재로 인해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손실의 위험을 분산해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는 ETF의 장점과 펀드와 같이 다양한 기업에 적은 돈으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더욱이 ETF는 주식처럼 쉽게 사고 팔 수 있다. 따라서 ETF는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거래를 선호하는 ‘동학개미’ 성향에 딱 맞는 셈이다. 이에 공모펀드 대안으로서 ETF가 투자자들을 사로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재미있는 투자가 가능한 점도 인기의 비결로 꼽힌다. ETF로 자금이 쏠리며 자산 규모가 커지자 자산운용업계에서도 다양한 테마를 반영한 ETF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이색 테마인 K콘텐츠 ETF 등이 등장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대체불가토큰(NFTㆍNon-Fungible Token)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며 투자자들이 직접 NTF ETF 출시를 요청하는 등, 이색 투자가 주는 투자의 즐거움에 ETF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 내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인식이 확대되고 있어 ETF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며 “하반기 증시 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ETF로 자금 유입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인혁 기자 inhyeok3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