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수한 주행 성능 등을 가졌으면서도 유독 인기를 끌지 못했던 트랙스. 하지만 최근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종전보다 월 2배 가까이 많이 팔리면서 한국지엠의 점유율 10% 달성을 견인하고 있다. 한국지엠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재웅]자동차 외관을 구별하는 의미가 줄고 있다. 브랜드별로 패밀리룩을 강조하면서 모델별 디자인 차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차 업계에서는 특히 올해 들어 이런 현상이 가속화됐다.

올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주목받은 패밀리룩은 쉐보레의 새로운 디자인이다. 상부와 하부에 듀얼 그릴이 달렸다. 뭉툭한 모습으로 둔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종전 쉐보레 패밀리룩과는 달리 날렵한 모습이 특징이다.

국내에는 더 넥스트 스파크를 통해 처음 선보였지만 쉐보레 패밀리룩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더 뉴 트랙스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을 열어젖힌 트랙스는 우수한 주행 성능까지 겸비했지만 시장 인기가 적었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되면서 매달 1,000대 전후로 판매되던 것이 11월에는 2,505대나 팔렸다.

첫 출시 당시에는 관심이 적었던 말리부도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신형 말리부는 우수한 성능에 새로운 패밀리룩까지 관심을 받으면서 한국지엠이 10년 만에 내수 시장 점유율 10%를 넘기는 데 큰 힘을 주고 있다.

내년 2월 국내에 나올 신형 크루즈를 둘러싼 디자인 변경 논란도 쉐보레 패밀리룩에 대한 소비자들 관심을 반영한다. 국내 판매 모델에는 디자인을 변경할 수 있다는 한국지엠에 대해 소비자들은 잇따른 우려를 내보이고 있다.

▲ QM6(왼쪽)와 SM6는 똑같은 디자인인 패밀리룩을 적용했음에도 소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삼성이 선보인 패밀리룩도 올해 자동차 시장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디자인이다. 국내 중형차 시장을 뒤흔들어 놓은 SM6와 QM6에 적용된 바로 그것이다. ‘ㄷ’자 형 주간 전조등과 네줄로 된 크롬 그릴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QM6가 처음 대중에 소개됐을 당시만 해도 너무 똑같은 외관에 비판도 잇따랐다. SM6를 위 아래로 잡아 당긴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차가 출시된 이후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훨씬 늘었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새로운 패밀리룩을 소개했다. 한국의 도자기 곡선을 표현했다는 캐스케이딩 그릴이다. 곡선미가 잔뜩 살아있는 커다란 그릴로 종전 그릴보다 힘 있고 정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쉽게도 처음 캐스케이딩 그릴이 적용된 신형 i30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신형 그랜저가 소위 ‘대박’을 치면서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내놓을 신차에 캐스케이딩 그릴을 적용해 새로운 현대차의 정체성으로 삼을 계획이다.

▲ 신형 그랜저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현대자동차가 새로 선보인 패밀리룩인 캐스케이딩 그릴 입지도 확고해졌다. 현대자동차 제공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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