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정화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았다. 노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 중인 최 회장은 고인의 법적 사위로서 빈소를 방문했고, 노 관장과 세 자녀가 그를 맞았다. 최 회장은 예정돼 있던 미국 출장 일정 일부를 미룬 터라 조문 후 곧바로 출장길에 올랐다.

최 회장은 27일 오전 10시 28분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10여분간 조문했다. 빈소 앞 상주명에는 노 관장을 비롯한 유족들(노재헌, 김옥숙)과 최 회장의 이름이 상주명에 함께 올라있다. 영국 출장 중이던 아들 노재헌 변호사는 이날 오전 귀국했으며,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곧바로 빈소로 향했다.

최 회장은 이날 검은 양복과 마스크 차림에 빈소를 들어서 국화 헌화 없이 영정 사진 앞에서 5초 정도 목례를 한 뒤 절을 했다. 상주 자리에 선 노 관장은 최 회장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 회장은 노 관장, 자녀들과 잠시 대화를 나눈 후 빈소를 나왔다. 최 회장은 장동현 SK㈜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와 함께 식당으로 가 노재봉 전 국무총리 등 조문객들과 인사를 나눈 뒤 잠시 자리에 앉았다가 10여분 후 자리를 나섰다.

오전 10시 40분쯤 빈소 앞에 선 최 회장은 취재진에게 "마음이 상당히 아프다"며 "오랫동안 고생을 하셨는데 아무쪼록 영면을 잘 하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에게 특별히 전한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위로의 말을 (전했다)"고 답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결혼했으나 현재 이혼에 합의하고 재산분할 소송 중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한 언론 매체에 편지를 보내 혼외자 존재와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혔다. 이후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조정 불성립으로 정식 소송이 진행 중이다.

조문을 마친 최 회장은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최 회장은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들려 정·관계, 재계 인사를 만나고 SK그룹의 현지 사업장을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포드 경영진과 함께 배터리 합작공장이 들어설 테네시주나 켄터키주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화 기자 choijh@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