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스포츠와 e스포츠 차이점 고려 현실적 대안 고민해야”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대한체육회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군체육부대(상무) e스포츠 창단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프로게이머들의 병역 문제 해결이 또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실질적인 상무팀 운영에 대한 실효성과 현실성에 대해선 의문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스포츠 선수 80% 상무팀 창설 찬성…대한체육회 “노력하겠다”
타 스포츠 선수들과 비교해 선수 생명이 짧은 프로게이머들의 특성상 2년의 공백은 치명적이기 때문에 이들의 병역 해결 문제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 논의가 된 문제다. 특히 최근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서 위상이 높아지고 소속 선수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자 프로게이머들의 병역 해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번 국감에서도 e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병역 문제 해결 방안으로 e스포츠 상무팀 창설이 언급되며 관심을 모았다. 지난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대한체육회는 e스포츠 상무팀 창설에 대해 2년 전과는 다른 입장을 밝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e스포츠 선수 107명 중 80.4%는 e스포츠 상무팀 창설에 찬성하고 있다. 군복무를 앞둔 이들로 좁혀보면 100%로 늘어난다”며 “현재 e스포츠 선수들은 대부분 징집 대상인 연령대다”고 말했다.
이어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에게 “국방부, 대한체육회, 문체부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해서 e스포츠 상무팀 창설에 노력해주겠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 회장은 “해외에서도 e스포츠를 체육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e스포츠 상무팀을 편성하려면 국방부와 협의해야한다.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답변은 대한체육회의 e스포츠 상무팀 창설에 대한 입장이 2년 전과 비교해 긍정적으로 변한 것을 알 수 있다. 2년 전 국감에서 이 회장은 이동섭 전 의원이 ‘e스포츠가 게임인가? 스포츠인가?’라는 질문에 “e스포츠는 스포츠가 아니라 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공군 에이스’ 반면교사…“실효적이고 현실적인 대안도 고민해야”
e스포츠업계에선 e스포츠 상무팀 창설 논의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선 실효성과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선 좀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 ‘공군에이스’ 창설에서 나왔던 한계점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공군 에이스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운영된 공군 소속 스타크래프트 게임단으로 창립 당시 프로게이머들의 병역 문제 해결의 창구가 마련됐다는 평가와 함께 선수들은 물론 팬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e스포츠 승부조작 사태 등 여러 이유로 스타크래프트 인기가 줄어들자 자연스레 해체수순을 밝았다.
또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최전성기를 달리는 e스포츠 선수들이 고액의 연봉을 포기하고 선택할 만큼 큰 메리트도 없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프로선수와 육성군을 합쳐 전체 중 약 60%가 17세에서 21세 사이로 전성기에 접어든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 경력을 쌓는 게 중요하다.
공군 에이스도 결국 이러한 점 때문에 프로팀→공군에이스→프로팀 순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지 못했고 전성기가 지난 선수가 입단하는 등 ‘은퇴코스’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페이커’ 이상혁, ‘데프트’ 김혁규 등의 사례로 프로게이머 연령층이 조금은 높아졌지만 이 선수들마저 여전히 20대 중반밖에 되지 않는다.
때문에 일각에선 좀더 현실성을 고려해 프로게이머들의 입대 연령을 합법적으로 늘리자는 방안도 고개를 들고있다. 대표적으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e스포츠 선수 병역 연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스포츠업계 한 관계자는 “상무팀 창설에 대한 논의가 국회 차원에서도 거론되고 실제 상무팀 창설이 e스포츠 위상 향상에 도움이 되는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e스포츠가 스포츠로서 인정 받는 만큼 타 스포츠와 e스포츠의 차이점을 고려한 방안 나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e스포츠 선수들의 병역 문제 해결은 꽤 오랜 시간 거론된 사항이지만 그동안 아니면 말고 식의 움직임에 그친 적이 많았다”며 “이 문제는 끝까지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e스포츠 생태계 구축을 위해 상무팀 창설이 아니라도 다른 방안도 연구해보면 좋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김재훈 기자 rlqm93@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