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전자, 샤오미·애플 업고 업계 1위 소니 맹추격
SK하이닉스, 점유율 2%...역량 강화로 3강 개편 기대
삼성전자가 소니 맹추격 중, SK하이닉스 CIS사업 본격화해 3강 체제로 판도 '흔들'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글로벌 1·2위 소니와 삼성전자 간 경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는 CMOS 이미지센서(CIS) 시장에 SK하이닉스도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SK하이닉스가 미래 먹거리인 CIS 사업의 선두권 대열 합류를 선언하면서 삼성전자와 소니가 양분하고 있는 시장 판도가 3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IS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의 색과 밝기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의 일종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등 다양한 IT기기에서 사물의 정보를 파악해 뇌로 전달하는 '눈'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에 주로 쓰이던 CIS는 최근엔 보안·로봇·자율주행·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눈을 대체하는 카메라로 자리잡으면서 CIS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전 세계 CIS 시장 점유율에서 소니가 1위, 삼성전자가 2위를 차지했다. / 자료=욜디벨롭먼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욜 디벨롭먼트가 올해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CIS 시장 점유율 22%로 업계 2위다. 소니는 40% 점유율을 차지해 1위로 앞섰다. 양사 간격은 2019년 21%포인트에서 2020년 18%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해 삼성전자 CIS 매출은 전년대비 1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중국 옴니비전 12%,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6%, 중국 갤럭시코어 4%, 미국 온세미컨덕터 4%, 한국 SK하이닉스 2% 순이다.

삼성전자와 소니의 간극이 줄어든 데에는 화웨이가 추락한 여파가 크다. 소니는 애플과 화웨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고객사인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이탈되고, 샤오미가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CIS 시장 상황도 급변했다. 삼성전자는 샤오미에 CIS를 공급하고 있는데다 최근 애플까지 삼성전자로부터 CIS를 공급받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니의 입지가 더욱 위태로워졌다. 애플의 이 같은 결정은 소니에 대한 CIS 의존도를 줄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제품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생산성과 가격은 물론 기술력에서도 소니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세계 최초로 1억화소 초고화질 CIS를 출시해 업계에서 가장 작은 픽셀 0.64마이크로미터 제품을 양산 중이다. 지난달에는 업계 최초로 2억화소를 구현한 '아이소셀 HP1' 신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기도 했다. 빠르게 성장 중인 중화권 시장도 집중 공략 중이다. 최근엔 차량용 분야까지 진출하며 CIS 영역을 확장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맹추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도 CIS 사업에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시장 판도가 요동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아직 후발주자라 2% 점유율에 불과하지만 D램, 낸드플래시 등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경험을 토대로 CIS를 중심 삼아 비메모리 영역을 확장,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단 계획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전체 CIS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10% 이상 확대돼 70억달러에 이른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CIS 시장규모는 2021년 199억달러에서 2025년 263억달러로 연평균(CAGR) 7.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전체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4.0%,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4.1% 성장이 예상되는 것에 비해 기대치가 높다. 

SK하이닉스가 이 시장에 합류한 것도 CIS의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기도 하다. 그동안 지적받아온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사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메모리반도체가 불황에 접어들 경우를 대비해 비메모리반도체 시장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주력사업인 메모리반도체에서 쌓아온 노하우가 CIS 영역에서 상당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이미지 센서 연구개발 역량 강화와 생산성을 조기에 확보해 32MP(메가픽셀) 이상 고화소 시장 선두 대열에 합류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CIS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낙점하고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고조된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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